[서정보기자의 이 한수]한국리그 14라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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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0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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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호의 기회 놓친 흑
○ 목진석 9단(티브로드) ● 원성진 9단(바투)

두 기사 모두 싸움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강타자들이다. 이 바둑도 초반 좌변에서 번진 싸움이 중앙까지 이어지며 수십 집 크기의 패가 나기 직전이다.

▽장면도=원성진 9단은 4의 곳에 둬 패를 걸기 전에 흑 3으로 팻감을 만들려고 한다. 백이 여기를 받아주기 시작하면 흑의 팻감이 무한대로 나온다. 목진석 9단은 일단 백 4로 패를 없애면서 하변 흑 일단을 크게 잡았다. 우변 백의 생사는 흑의 처분에 맡기겠다는 것. 바둑의 흐름이 급박해지며 빨리 끝날 조짐이다.

▽실전도=흑은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우변 백 대마를 잡아야 하는데 주변 흑이 워낙 두터워 그리 어려워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흑 1, 3으로 백 석 점만 잡자고 한 것이 엉뚱한 착각. 백 8까지 자체에서 사는 수와 탈출하는 수를 맞보기로 해 사실상 살아버렸다. 흑의 공격을 각오하고 있었던 백은 쉽게 풀린 셈.

▽참고 1도=흑 1 쪽에서 젖혔으면 백의 응수가 없었다. 백 2 때 흑 3으로 들어가는 것이 백의 목줄을 죄는 수. 백이 몸부림쳐도 흑 9까지 탈출로가 없다.

▽참고 2도=백 2로 받으면 흑 3으로 넘어간다. 백이 안에서 살아보려고 해도 흑 11까지 도저히 두 집을 낼 수 없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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