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로 구술잡기]‘솔로몬은 진짜 어머니를 가려냈을까’

입력 2007-05-19 03:01수정 2009-09-27 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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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몬은 진짜 어머니를 가려냈을까/김광수 지음/219쪽·9500원·사계절

논리는 숨쉬기와 같다. 건강을 위해서는 운동이 필수지만, 맑은 공기를 호흡하는 것이 그보다 앞선다. 우리의 정신도 학습과 더불어 사고력이 필요하다. 세상을 올바로 이해하고 판단하는 능력, 논리적 사고는 정신의 단전호흡이다.

기초 체력이 튼실하면 평지에서보다 산에 오를 때 더 진가를 발휘한다. 논리적 사고도 갈등 상황에 처할 때 지혜로운 해법의 기준이 된다. 대립이 깊어질수록 함께 수긍할 판단 기준은 더욱 중요하다. 논리와 비판적 사고는 토론에서 가장 필요한 사유의 지팡이다.

먼저, 구약성서에 나오는 솔로몬의 재판을 들여다보자. 누가 아이의 진짜 엄마일까. 솔로몬은 참말과 거짓말을 가르기 위해 ‘아이를 칼로 자르라’고 명령한다. 두 여인이 취할 반응은 4가지 경우의 수로 압축된다. 솔로몬은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의 판단’을 유도했기에 진짜 어머니를 가려냈다.

논리는 새로운 지식을 만드는 데에도 필수다. 한번 불에 덴 아이가 ‘불에 가면 덴다’고 일반화하지 못하면, 계속해서 화상을 입을 것이다. 나무를 비비다가 불을 낸 원시인도 일반화 능력 덕분에 마찰열을 알아냈다. 귀납 논리는 구체적 경험들을 모아 일반 원리를 만들어준다. 하나를 열로 만드는 추론 능력, 정신의 유전공학이다.

이런 경우는 어떨까. 철학자 데카르트는 비바람이 부는 어느 날 2층 창문에서 거리를 보며 잠시 생각에 빠진다. “내가 본 것은 모자와 옷뿐인데, 그 밑에는 자동 기계가 숨어 있을 수도 있잖아?” 그러나 의심의 대가 데카르트도 결국 ‘자동 기계설’보다 ‘사람이 걸어가고 있다’는 가설을 받아들인다. 어느 가설이 기존 지식 체계와 더 잘 어울리는가를 평가 기준으로 삼았기 때문. 논리는 일상의 합리성을 지탱하는 저울추이다.

빛은 그늘의 존재감을 살린다. 타당한 추리를 알면 부당한 추리가 더 잘 보인다. 이름을 붙이면 정신의 오류들도 쉽게 구별된다. 의도 확대의 오류, 복합 질문의 오류, 애매어의 오류 등 이 책에는 17가지의 생활 속 오류가 펼쳐진다. 달래와 바우가 교수님과 나누는 재미있는 대화를 엿들어 보자. 너무나도 흥미로운 예화들 덕분에 비논리의 샛길도 유쾌한 산책처럼 느껴진다.

논리를 알면 쉽게 해결할 수 있는 일이 너무나 많다. 그러나 ‘닫힌 개인’들이 모여 이기적 판단만 내뿜는다면 논리보다 힘이 앞설 뿐이다. 옳은 것은 왜 옳고, 그른 것은 왜 잘못이라는 걸까. 뿌리가 튼실한 식물이 꽃을 피우듯, 비판적 사고로 호흡한 정신에서 ‘나의 이론’도 피어날 것이다.

권희정 상명대부속여고 철학·논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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