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빛 찬란한 여름밤 20선]<2>태의경의 우주콘서트

  • 입력 2007년 8월 15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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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누구나 한 번쯤은 캄캄한 하늘에 떠 있는 별들을 바라보며 저 거대한 우주 속에 무엇이 있을까 하는 의문을 가졌을 것이다. 그곳을 끊임없이 바라보면서 그곳에 무언가가 있을 것 같아, 좀 더 안을 들여다보고 싶어 볼품없는 싸구려 천체망원경을 하나 장만하게 되는 것도 바로 이때다.” ―본문 중에서》

밤하늘을 보며 ‘저 우주 속에 무엇이 있을까’ 하는 호기심. 누군가 이 호기심에 대해 들려준다면 “맞아! 나도 그랬는데!” 하고 공감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밤하늘의 쏟아지는 별을 보며 별과 우주에 대해 호기심을 느껴본 사람이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꼭 누군가 자기 얘기를 대신해 주는 것 같아 반가워할 것이다.

이런 사람들은 “내가 더 알고 싶은 우주와 별, 천체 이야기의 맥을 짚어주고 재미있게 안내해주는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그런 사람의 출현을 기대하기도 한다. 이 책은 그처럼 우주에 관해 솔깃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매개체다.

그 이야기를 들려주는 사람은 여성 아나운서 태의경 씨. 뉴스와 생활정보 등을 정답게 들려주던 달콤한 목소리의 주인공이 이 책에서는 흥미진진한 별과 우주의 이야기를 우리 귀에 쏙쏙 들어오도록 쉽고 재미있게 들려준다.

놀라운 점은 방송처럼 누가 써주는 원고를 읽는 게 아니라 ‘인간이 달에 첫걸음을 내디뎠던 바로 그날 태어난 것을 운명처럼 여기고 살아왔다’는 저자가 공부한 천문학과 우주과학 분야의 방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별과 우주 속을 자유롭게 넘나들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웬만한 천문학자나 우주 과학자 못지않은 전문성을 보이면서도 자칫 어렵게 흐를 수 있는 이야기를 쉽고 깔끔하게 풀어낸다.

별은 영원한지, 밤하늘은 왜 깜깜한지, 빛의 속도에서는 늙지 않는지, 블랙홀의 비밀 등 신비로운 우주의 하모니에 관한 얘기를 풀어내면서 이 책은 시작된다. 저자의 관측 경험과 함께 우리 주변의 별 이야기도 실감나게 소개했다.

과거 역사와 문화 속에 나타난 특별한 천문현상을 세상이 어떻게 대했는지, 선조들은 이를 어떻게 이해하고 해석했는지를 동서양을 비교해 설명하는 부분도 흥미롭다. ‘혜성가’와 ‘연오랑세오녀’ 이야기 등 우리 이야기도 있으며 예수 탄생과 관련된 ‘베들레헴의 별’ 이야기도 호기심을 자극한다. 한국인에게 잘 알려진 화가 고흐가 정말 별자리를 관측하고 그림을 그렸는지에 대해 여러 연구자들의 이론을 토대로 분석하는 부분에선 저자의 상상력을 엿볼 수 있다.

흥미진진한 SF 영화를 매개로 해서 우주와 지구, 인간의 미래도 이야기한다. 소행성 충돌, 인간이 화성에서 살 수 있는지, 외계 생명체와의 조우에 대한 설명에는 과학적 사실과 저자의 풍요로운 감성이 어우러져 있다.

책 마지막 부분에선 우주를 향한 인류의 도전을 다루었다. 인간보다 먼저 우주로 나간 동물의 모험과 뒷이야기들, 미국과 옛 소련의 치열한 우주개발 경쟁, 우리나라의 우주개발 현황 등 20세기 인류의 가슴을 설레게 했던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별과 우주의 기원부터 최신 천문학 정보들, 우주를 향한 인간의 꿈과 모험 등 저자가 생생한 목소리로 전해주는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우리가 사는 세계를 조금씩 알아가는 재미도 재미려니와 인간과 삶의 의미까지도 새삼 되돌아보게 된다.

김기환 대전시민천문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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