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 흐르는 한자]<640>陶 冶 (도야)

  • 입력 2003년 11월 13일 17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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陶 冶 (도야)

陶-질그릇 도 冶-풀무 야

器-그릇 기 融-화할 융

粘-끈끈할 점 唆-꾀일 사

陶는 부(부), 포(포), 缶(부)의 합성자다. 여기서 부는 阜와 같은 글자로서 ‘언덕’을 뜻한다. 포(포)는 ‘싸다’이며 缶(부)는 드럼통 같이 배가 불룩하게 나온 옹기로서 ‘장군’이라고 한다. 어떤 사람이 언덕에서 장군을 감싸고 있는 모습, 곧 가마에서 陶公(도공)이 열심히 陶器(도기)를 만들고 있는 모습이다.

冶는 빙(빙)과 台(이)의 결합이며 빙은 얼음의 結晶(결정)모양에서 나온 글자다. 따라서 빙으로 이루어진 글자는 모두 얼음과 관계가 있다. 氷(얼음 빙), 冷(찰 랭), 凍(얼 동) 등. 台(이)는 ‘融化(융화)’, ‘調和(조화)’의 뜻을 가지고 있다. 일례로 마음(심)이 푸근하게 融化되어 녹아있는(台) 상태가 怡(이)다. 그것은 기분이 좋을 때나 가능하다. 따라서 뜻은 ‘기쁠 이’다.

그렇다면 冶는 얼음이 녹아 있는 상태다. 후에 그것은 광석이나 쇠붙이를 녹이는 ‘풀무’도 뜻하게 되었는데 이런 것을 派生義(파생의·뻗어 나온 뜻)라고 한다. 따라서 陶冶라면 도자기와 쇠를 녹이는 풀무라는 뜻이다. 陶器는 粘性(점성)이 강한 흙으로 빚는다. 곧 粘土(점토)를 곱게 거른 다음 물을 붓고 여러 번 반죽을 한다. 이러는 동안 粘土는 더욱 粘性을 지니게 되어 일정한 형태를 이룰 수 있게 된다.

형태를 만드는 것도 간단치 않다. 문지르고, 두들기고, 깎고, 자르고…. 이리하여 그늘에 말렸다가 구우면 하나의 陶器가 완성되는데 그 동안에 쏟은 정성은 이루 형용할 수 없다. 陶器는 사용에도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안 된다. 쉬이 깨어지기 때문이다. 만들기 어렵고 사용하기 조심스러운 것이 陶器인 것이다. 중국의 신화에 등장하는 舜(순)임금이 아직 천자가 되기 전 陶器를 만드는 陶公이었다는 이야기는 示唆(시사)하는 바가 크다.

쇠를 만드는 작업도 도기를 굽는 것만큼이나 어렵다. 도가니에 광석이나 쇳조각을 넣고 석탄으로 불을 붙여 열심히 풀무질을 해야 한다. 불이 꺼지면 안 되었으므로 밤낮을 가리지 않고 장정과 너울 꾼 십 여 명이 달라붙어야 했다. 오뉴월 삼복더위도 탓할 겨를이 없었다.

이렇게 본다면 도자기나 쇠그릇은 노력과 정성의 산물인 셈이다. 우리 조상들은 사람 역시 그것과 다를 바가 없다고 보았다. 열심히 人格(인격)을 갈고 닦아야 한다. 마치 반죽과 풀무질을 하는 것처럼. 다시 말해 人格은 陶冶를 통해서 완성되는 것이다.

鄭 錫 元 한양대 안산캠퍼스 교수. 중국문화sw478@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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