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고향 맛 그대로]'피시&칩스'와 맥주 한잔

  • 입력 2003년 11월 20일 16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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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네스맥주에 피시앤드칩스를 먹고 있는 톰 코이너. 무거운 느낌의 기네스맥주와 가벼운 피시앤드칩스의 맛이 절묘하게 어울린다고.사진제공 서울웨스틴조선호텔
기네스맥주에 피시앤드칩스를 먹고 있는 톰 코이너. 무거운 느낌의 기네스맥주와 가벼운 피시앤드칩스의 맛이 절묘하게 어울린다고.사진제공 서울웨스틴조선호텔
27년 전 평화봉사단으로 한국에 왔을 때 아일랜드 사람들과 너무나 똑같은 한국의 민족성에 놀랐다. 마치 동양에 있는 형제를 만난 기분이랄까. 쉽게 웃고, 화내는 솔직함에다 높은 자존심까지. 각각 일본과 영국의 식민지가 되었지만 꿋꿋이 독립한 점도 비슷하다.

음식문화를 접해도 이런 놀라운 감정은 비슷했다. 술과 음악을 즐긴다는 점에서 말이다.

차이점이 있다면 한국인들은 술을 빨리 마시는 것을 즐기지만 아일랜드 사람들은 천천히 마신다는 점이다. 대화를 나누기 위해 마시기 때문에 한국 사람들보다 독하게, 더 많이 마셔도 잘 취하지 않는다. 한 번 술을 마시면 대화하느라 보통 6∼12시간은 지난다. 한국인에게 ‘원샷’의 대상인 위스키 또한 아일랜드인에게는 와인처럼 향과 맛을 음미하는 대상이다.

아일랜드인이 자주 즐기는 술 안주는 보통 피시앤드칩스다. 테이크아웃점에서 사서 부모 형제가 있는 집에 가 스튜와 함께 먹고 마신다. 떠들고 마시고 노래하다 보면 밤이 새기가 일쑤다. 펍에 가서 춤까지 곁들이기도 한다.

이 같은 아일랜드 펍의 분위기와 맛을 느낄 수 있는 곳으로 한국에서는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의 ‘오킴스(02-317-0388)’를 추천한다. 아일랜드 가수가 부르는 신나는 라이브 음악에 맞춰 목이 터져라 노래도 부를 수 있다. 아일랜드 최대 명절인 세인트패트릭스데이를 비롯해 핼러윈데이 등에 이곳을 찾으면 한국인들도 쉽게 아일랜드 사람을 사귈 수 있을 것이다.

이곳의 피시앤드칩스는 ‘세계 최고의 수준’이라고 말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흰살 생선에 밀가루와 계란으로 반죽한 옷을 입혀 바삭바삭하게 튀겨낸 뒤 감자튀김을 곁들여 내는 이 요리는 반죽을 할 때 물 대신 맥주를 넣어야 제격이다. 본래 영국음식이지만 이제는 양고기스튜와 함께 아일랜드의 대표적인 메뉴가 되었다.

피시앤드칩스를 가장 맛있게 즐기려면 기네스맥주와 함께 먹어야 한다. 무거운 맛의 기네스맥주가 가벼우면서도 기름기 있는 피시앤드칩스의 맛과 기가 막히게 조화를 이뤄낸다.

그렇다고 오해는 말아야 한다. 아일랜드가 영국에서 받은 것은 위의 두 요리 정도이고 핼러윈데이나 위스키처럼 일반적으로 영국의 것으로 알려진 것들이 실제로는 아일랜드에서 시작됐다.

톰 코이너 에이씨아이 월드와이드 코리아 마케팅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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