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미선기자의여행츠케치]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 현장을 찾아서

  • 입력 2002년 11월 15일 16시 10분


“탈춤 장단에 덩실덩실 춤도 추고 고향의 맛도 진하게 느껴보세요”

월드컵으로 인해 그 어느해보다 뜨거웠던 여름의 추억도 점점 식어가는 요즘.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일며 어느덧 가을의 문턱으로 성큼 다가왔다. 어느새 하나둘 물들어가는 가을단풍에 잘 어울리는 민속문화의 고장 안동에서 펼쳐지는 민속축제 현장으로 떠날 채비를 해보자.

월드컵 때 얼굴에 갖가지 태극문양을 그려넣고 뜨겁게 응원했듯 이번에는 쓰는 탈 대신 얼굴에 ‘그림탈’을 쓰고 한바탕 탈춤을 춰보면 어떨까?

9월27일부터 10월6일까지 경북 안동에선 탈춤놀이를 비롯, 다양한 민속축제가 담겨 있는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이 열흘동안 펼쳐진다. 우리의 정서에 맞는 굿거리 장단에 맞춰 덩실덩실 춤을 추는 한마당. 이번 축제에서는 단순히 구경하는 것이 아니라 손님과 주인이 따로 없는, 그저 다같이 어울려 스스로 즐기는 축제마당을 펼칠 예정이라니 이보다 더 신명날 순 없을 듯싶다.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은 안동에서 이미 행해져오던 크고 작은 문화행사를 탈이라는 매개를 중심으로 한데 아우르는 ‘종합 축제’ 형태를 띠고 있다. 따라서 축제 프로그램도 무척 다양하다. 볼거리, 체험거리, 먹을거리 등 풍부한 즐길거리가 넘쳐나는 안동축제 현장에서 가을의 운치를 맛보는 것도 좋을 듯. 길놀이를 선보이는 개막행사를 비롯해 달집태우기로 폐막식을 진행하는 축제 프로그램은 다음과 같다.

▽ 탈춤공연&체험마당

국제탈춤공연은 일본, 중국, 캐나다, 이탈리아 등 여러 나라의 다양한 탈 문화도 접하고 그들이 뿜어내는 독특한 문화를 만끽할 수 있다. 하회탈춤, 봉산탈춤, 북청사자놀음 등 주요 무형문화재 공연과 새롭게 복원된 현대적 탈춤이 다채롭게 펼쳐질 예정이다. 아울러 일반인들은 탈춤 기능보유자와 함께 하는 탈춤 따라 배우기를 비롯해 탈 만들기, 탈그림 탁본 뜨기도 현장에서 직접 체험할 수 있다. 이와 함께 한지공예품 만들기, 장승깎기, 토우 만들기 등 다양한 행사가 마련되어 있다.

▽ 한국여성대동놀이 한마당

한국여성대동놀이 한마당은 놋다리밟기, 얼러리청청, 강강수월래 등 여성들만이 참여하는 행사로 마련되어 있다. 이는 철저한 남존여비사상을 보여왔던 도산서원에서도 얼마 전 여성들에게 사당참배를 허락하는 등 뿌리 깊은 유교지역인 안동에서도 여성의 위치가 확대되며 점차 현실성을 찾아가는 것을 염두에 두고 기획된 자리다.

▽ 장애인 한마당

장애인들의 여러 공연을 별도로 구성하여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스스럼없이 어울리며 화합의 장을 열어가는 행사. 장애인 마당은 장애인을 위한, 전국에서 단 하나뿐인 행사로 이번 축제 중 가장 의미 깊은 행사가 될 것이다.

▽ 안동민속축제마당

안동은 종교적으로 편향되지 않은 다양한 문화들이 온전히 전승되어온 지역으로 한국에서 가장 많은 문화재를 보유한 곳이기도 하다. 따라서 한국의 미학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곳이기도 하다. 이를 바탕으로 안동민속축제는 올해로 벌써 32회째를 맞는다. 민속축제에는 차전놀이를 비롯해 놋다리밟기, 서제, 굿한마당, 풍물경연대회 등 수십가지의 서정 깊은 민속놀이가 펼쳐질 예정이다.

▽ 하회마을전통축제

조선 전기 이후의 전통적인 가옥구조와 민속문화적 전통, 별신굿과 줄불놀이 등이 잘 보존된 하회마을에서 다채로운 행사가 펼쳐진다. 특히 하회별신굿탈놀이는 ‘못 보고 죽으면 염라대왕도 보고 오라며 다시 되돌려 보낸다’는 우리의 전통축제로 엘리자베스 여왕도 관람중 발장단을 맞추며 흥겨워했던 탈춤이다. 또한 선유줄불놀이는 이미 수백년 전부터 이어온 한국 최고의 전통불꽃축제로 부용대와 만송정, 낙동강을 가로지르는 불줄기와 부용대 허공에서 떨어지는 불꽃모듬은 벅찬 감동으로 다가올 것이다. 이외에도 국악공연, 마당놀이, 길놀이, 탈과 장승 전시 등의 민속행사들이 준비되어 있다.

▽ 민속대회마당

전국창작탈공모전-우리의 고유문화인 탈에 대한 국민적 관심 유도와 축제무드를 조성할 목적으로 학생부문과 일반부문으로 심사하며 대상에는 문화관광부장관상을 수여한다.

전국탈춤그리기대회-탈춤의 모습을 다양한 관점에서 담아내는 행사로 아이들에게는 가장 현실감 있는 현장학습의 기회가 될 것이다.

▽ 안동문화음식축제마당

축제 기간중 안동 특유의 맛을 볼 수 있는 자리도 마련된다. 헛제삿밥-유교문화의 단편을 보여주는 향토음식이다. 전통 유교문화의 흔적으로 안동에는 기제나 차례, 시제 등이 많다. 그러다 보니 제사음식을 자주 먹게 되고 또 그것이 고유 음식문화가 되어 제사가 없는 날도 제사음식처럼 차려 먹게 되었는데 이를 헛제삿밥이라고 한다.

안동식혜-안동식혜는 무를 깍뚝썰기 또는 채썰기 하여 넣고 향신료인 생강즙과 고춧가루, 수침액을 넣고 버무려 맥아즙을 넣어 발효시킨 것이 기본이다. 매운맛을 싫어해서 고춧가루를 넣지 않은 백식혜도 있다. 온도가 높으면 쉽게 쉬기 때문에 겨울에만 먹는다. 건진국수-밀가루와 콩가루로 만든 국수를 삶아 찬물에 건져낸다 하여 이름붙여진 건진국수는 원래 낙동강에서 잡히는 은어를 달인 국물에 국수를 말아 맛을 낸다. 안동 사투리로 ‘건진국시’라 하는 안동지역의 별미다.

안동찜닭-간장과 말린 고추, 물엿을 넣고 끓이다가 간장의 짭짤한 맛과 고추의 매운맛, 물엿의 단맛이 조화를 이루면 한입 크기로 토막친 닭고기를 넣어 익힌다. 그런 다음 큼직하게 썬 감자, 야채와 당면을 듬뿍 넣고 국물이 어느정도 졸아들 때까지 끓이면 안동찜닭이 완성된다. 타 지역에서도 인기 있는 음식이다.

간고등어-그옛날, 뱃길이 닿지 않던 내륙지역인 안동에서는 소금에 절인 고등어를 들여와서 먹었는데, 이것이 지금까지 전해지고 있다. 안동소주-우리나라 대표급 민속주로서 무형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는 안동 고유의 토속술이다.

▽안동의 이색 숙박 정보

안동에서는 유교향취가 그대로 묻어나는 전통가옥에서 묵어보는 것은 어떨까? 황토와 한지벽면의 온돌방과 구들방, 창호지 창살로 스며드는 달빛을 베개삼아 붓과 묵향 그윽한 고택에서 그옛날의 선비가 된 기분을 느껴보는 것도 좋을 듯싶다.

전통한옥의 정취를 그대로 제공하는 곳으로는 수애당(임동면 수곡리 054-822-6661)과 지레예술촌(임동면 박곡리 054-822-2590) 등이 있다.

이 축제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 추진위원회(054-851-6398)로 문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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