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일의 단어]후보

  • 입력 2002년 3월 14일 15시 45분


우리나라에 없는 미국 공휴일로 ‘대통령의 날’이 있다. 2월 셋째 월요일이다. 미국 공무원들은 이 날이 다가오면 즐겁다. 토일월 3일 연휴 때문이다.

미국 대통령들은 많은 사랑을 받는다. 각종 화폐에는 그들의 얼굴이 그려져 있다. 제퍼슨이 그려진 2달러 지폐는 ‘행운을 가져온다’는 속설이 있다. 20달러에는 잭슨 대통령이 담겨 있다. 지금은 유통되지 않는 세 종류의 지폐-500달러에는 매킨리 대통령이, 1000달러에는 클리블랜드 대통령이, 5000달러에는 매디슨 대통령이 그려져 있었다.

링컨과 워싱턴 대통령은 동전과 지폐에 모두 얼굴이 그려진 대통령이다. 링컨은 1센트와 5달러, 워싱턴은 25센트와 1달러에 그려졌다.

‘대통령의 날’도 두 사람과 관련이 있다. 이 날의 앞뒤로 링컨(2월12일)과 워싱턴(2월22일)의 생일이 있다. 이들은 매년 ‘대통령의 날’에 앞서 언론이 실시하는 ‘가장 위대한 대통령’ 설문조사의 유력한 1위 후보다. 최근에는 링컨에 대한 호감도가 높다. 1999년부터 보면 1위가 두 차례이고 2, 3위가 각 한 차례다.

‘대통령 링컨’ 만큼 ‘대통령 후보 링컨’이 보인 자세가 위대하기 때문이라고 역사가들은 말한다. 그에게는 돈이 없었다. 그에게 “무식한 말라깽이”라고 막말을 일삼은 정적들도 들끓었다. 남부는 연방 탈퇴를 위협했다. 그러나 그는 끝까지 의연했다. 선거인단 만장일치를 얻은 워싱턴보다 빛나 보인다. 유권자들의 기억은 유전(遺傳)된다.

권기태 기자 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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