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양의 '대인관계 성공학']나를 사랑하라

  • 입력 2003년 3월 27일 17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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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게 대인관계는 풀기 힘든 숙제나 같아요. 수학공식처럼 좀 쉽게 풀어갈 수 있는 비법은 정말 없는 건가요?”

이따금 이런 질문을 받을 때가 있다. 그때마다 나 역시 “누구, 그런 비법 가진 사람 있으면 나 좀 가르쳐 달라!”고 외치고 싶은 기분이다.

대인관계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일이므로 도무지 비법 같은 게 있을 리 없다. 이 세상에서 ‘나’는 수십억명 가운데 오직 하나인 독특한 존재이다. 상대방 역시 마찬가지다. 그처럼 독특한 사람들끼리 만나서 관계를 형성하고 친밀감을 획득하고 발전하는 데는 무수히 많은 인자들이 영향을 미친다. 무의식, 열등감, 남성성과 여성성, 공감하는 능력, 인격의 성숙도 등등.

그러나 한 가지 아주 기본적인 것은 달라지지 않는다. 그건 바로 나에 대한 이해에서부터 출발하는 것이다. 대인관계는 어쩌면 나 자신과의 관계를 비추는 거울이다. 나와의 관계가 원만하고 나를 사랑하는 사람은 대인관계에서도 이해와 공감의 능력을 적절히 발휘할 줄 안다. 그러나 나와의 관계가 비틀려 있고, 나를 사랑하지 못하는 사람은 남과의 관계도 서툴기 짝이 없고 이해와 공감, 사랑이 들어설 여지는 더구나 없다.

인생에서 마지막 순간까지 나와 함께 하는 건 나 자신뿐이다. 그런데도 우린 때때로 그런 사실을 잊고 있을 때가 얼마나 많은지! 그리하여 내가 나를 배척하고 미워하는 순간이 생겨나곤 하는 것이다. 특별히 자기 파괴의 감정이 승할 땐 아주 깊은 나락으로까지 자기 자신을 밀어넣는 경우마저 있다. 그런 상황에서는 다른 사람과의 관계 역시 파괴적이 될 수밖에 없다.

우리는 누구도 하늘이 왜 빨갛지 않고 푸르냐고 불평하지 않는다. 우리에게 주어진 자연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지금의 내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불평하기보다는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연습을 할 필요가 있다. 실제로 정신적으로 건강한 사람은 자신의 여러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줄 안다. 잘났다고 우쭐해 하지도 않고, 못났다고 움츠러들지도 않는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인정하고 다만 지금 내가 처해 있는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려고 애쓸 뿐이다.

당연히 인간관계에서도 따지고 불평하고 화내기보다 상대방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줄 안다. 그리고 자신에게서 좋은 점을 찾으려고 애쓰는 것처럼 상대방에 대해서도 좋은 점을 찾으려고 한다. 바로 거기서부터 인간관계의 지평이 넓어지는 것이다.mind-open.co.kr

양창순 신경정신과 전문의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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