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양의 대인관계성공학]자기 존중

입력 2003-01-09 16:13수정 2009-10-11 0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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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창순
이제 갓 사회생활을 시작한 직장여성 임모씨. 대학 졸업하고 2년이나 취직을 못하고 지냈다. 이 땅에서 취직 못한 사람이 어디 자기 하나뿐이었으랴만 어지간히 힘든 시간이었다. 정말 발이 닳도록 뛰어다닌 끝에 간신히 직장을 얻고 보니, 어쩐지 자기 몫이 아닌 것만 같아 불안했다.

멀쩡하게 잘 다니고 있는 요즘도 그는 후유증 비슷한 걸 앓고 있다. 앞날에 대해 도무지 확신을 갖기가 어렵다는 게 가장 큰 문제였다. 하루에도 몇 번씩 마음이 바뀌었다. 아침엔 모든 게 분명해 보이다가도 저녁이면 믿을 수 없어졌다.

어느 날은 자신이 제법 근사하게 여겨졌다가 다음날이면 이 세상에서 가장 보잘것없고 형편없는 여자처럼 생각되기도 했다. 요즘은 텔레비전에 나오는 여자들뿐만 아니라 거리에서 마주치는 여자들도 어찌나 예쁜지 감탄사가 나올 때가 많았다. 곧장 심사가 뒤틀어져서 한탄이 따라붙는 게 문제였지만.

“그래, 돈 들여서 그 정도로 안 예쁘면 말이 안 되지. 까짓거, 나도 성형수술이나 할까? 아니, 아니야, 성형수술도 기본이 따라야지. 나처럼 기본도 안 된 주제에 뭐가 되겠어. 괜히 ‘호박에 줄 긋는다고 수박되냐’ 어쩌고 하는 야유나 당하기 알맞지. 어휴, 난 왜 이렇게 되는 일이라곤 없을까.”

자기비하는 끝도 없이 이어졌다. 그러나 막상 만나본 그는 기본은 훨씬 넘는, 퍽 예쁜 모습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도 스스로는 자신의 외모에 자신감을 갖지 못했다. 외모뿐만 아니라, 능력에 대해서도 스스로를 믿지 못하는 마음이 강했다. 그러니 앞날에 대해서도 어떤 확신이나 비전을 갖기 어려웠던 것이다.

자기 확신, 자기 존중감의 결여는 생각보다 많은 문제들을 만들어낸다. 이 세상에 열등감 없는 사람은 없으므로 우린 누구나 조금씩 스스로를 믿지 못하는 마음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지나치면 앞서 예를 든 여성처럼 매사에 부정적이 되고 자기 불신이 병적인 수준에 이르고 만다. 게다가 완벽주의도 우리를 힘들게 하는 요소다. 스스로 모든 면에서 거의 신과 같이 완벽해지고 싶다는 욕구가 강할수록 자기 불신감도 커질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새해엔 한두 가지씩이라도 내게서 근사한 면, 결국 나 자신을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는 장점들을 찾아내 보자. 완벽함을 바라기 전에 먼저 하느님께서 내게 주신 천품을 찾아내 보자. 그렇게 해서 조금씩 자기 확신, 자기 존중감을 높여 간다면, 올 한 해, 가장 멋진 수확이 되지 않을까.

www.mind-open.co.kr

양창순 신경정신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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