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다이빙은 내 운명

입력 2008-01-18 03:00수정 2009-09-25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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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상 레포츠의 꽃 ‘리브어보드’를 푸껫서 맛보다

‘딸랑 딸랑, 딸랑 딸랑….’

먼 데서 작은 종소리가 어렴풋이 들린다. 종소리는 점점 커진다.

고개를 들었다. 일렁이는 물살과 산호와 작은 물고기 말고는 딱히 보이는 건 없었다. 고개를 돌리자 갑자기 눈앞에 12m나 되는 고래상어가 나타났다. 손에 들고 있던 캐논 셔터를 100번 정도 눌러댔다. 이곳은 태국 푸껫에서 95km 떨어진 시밀란 군도의 수심 20m 바다 속. 딸랑이 소리는 다이버들이 신기한 생명체를 발견했을 때 다른 다이버에게 보내는 신호였다.

“다이버 생활 4년, 다이빙 경력 896번 만에 고래상어는 처음 봐요.”

짝을 지어 함께 다이빙을 하던 태국의 다이브숍 ‘마린프로젝트’ 변병흠 강사의 말이다. 다이빙 경력 47번째인 나 같은 초보자로선 행운 중의 행운을 누린 셈이다.

다이빙 체험을 시작한지 3년. 바다 속 세계는 나에게 ‘자유로움’이라는 말의 참뜻을 가르쳐줬다. 육지의 중력을 벗어난 상태에서는 숨 몇 번 깊이 쉬면 엄청난 기암괴석도 훌쩍 뛰어넘는다. 좁은 동굴도 발로 물만 몇 번 차면 스르륵 통과한다. 자신의 숨소리만 있는 고요한 세상에 있으면 인생도 그리 고달프지만은 않은 것 같다.

있는 힘껏 달려야 겨우 제자리에 머물 수 있는 세상. 매일 일에 쫓기는 각박한 세상에서 어지러움을 느낄 때 바다 속으로 한번 떠나보자.

겨울이라서 어렵다고? 무슨 상관인가. 태국 시밀란처럼 건기(乾期)인 11∼4월에만 문을 여는 바다도 있다. 필리핀, 호주, 홍해, 카리브해뿐 아니라 동해, 제주도 등 한국에도 다이빙 명소가 많다


▲ 영상 촬영: 동아일보 사진부 박영대 기자


▲ 영상 촬영: 동아일보 사진부 박영대 기자

○ 오로지 4박5일 동안 다이빙만 하다

오후 8시 30분 인천공항을 출발해 6시간 비행 끝에 푸껫에 도착한 건 현지 시간으로 밤 12시 30분. 바로 다이빙 전용선으로 갈아타고 잠을 청했다. 지금부터 배에서 4박5일 동안 생활한다. 오로지 다이빙만 하는 ‘리브어보드(Liveaboard)’가 시작됐다.

리브어보드는 통상 2박3일∼4박5일간의 일정으로 짜여 있다. 40만∼80만 원이나 되는 여행상품이라 배에는 항상 뷔페식 음식과 간식이 놓여 있다. 대여용 다이빙 장비, 공기탱크를 충전하는 시설, 에어컨이 달린 2인용 객실, 공용 욕실, 휴게시설, TV, 오디오 등이 갖춰져 있다.

태양이 고개를 내밀 즈음인 오전 7시. 첫 다이빙이 시작됐다. 아직은 약간 어둡고 차가운 바다. 시리도록 투명한 쪽빛 바다 속을 하강하면서 해파리, 스내퍼, 스콜피언피시 등 이름도 낯선 심해의 물고기들을 만났다. 물살에 따라 흐느적거리는 바다채찍산호, 부채산호, 아네모네가 가득한 곳을 지나 기암괴석과 동굴을 봤다. 40∼50분간 다이빙을 한 뒤 상승을 시작했다.

다이빙을 시작하기 30분 전. 어떤 곳에서 물에 들어가 어떤 곳으로 나와야 하는지, 조류의 세기는 어떤지, 만날 수 있는 해양 동식물은 어떤 게 있는지 브리핑을 듣고 장비를 착용한다.

팔다리를 완전히 덮는 다이빙슈트를 입었다. 공기통을 메고, 컴퓨터 시계를 차고, 김 서림 방지제를 바른 코까지 덮는 마스크를 썼다. 다이빙 포인트에 배가 멈추고 경적소리가 울리면 20여 명의 다이버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바다로 뛰어든다.

해변에서 멀리 떨어진 곳일수록 바다 속 풍광이 멋진 곳이 많다. 오가는 데 시간이 많이 걸려 당일치기는 어렵다.

첫 다이빙을 마치고 배에 오르니 아침식사가 기다리고 있다. 태국의 대표적 국물 음식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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