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리뷰]남자 같은 미소녀의 천방지축 연애담<건방진천사>

  • 입력 2001년 7월 24일 11시 24분


근방에 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로 유명한 불량아 '겐조'는 고등학교 입학과 동시에 확 바뀐다. 새하얀 살결, 빛나는 머리결, 핑크빛 입술에 초롱초롱한 눈동자를 지닌 초특급 미소녀 '아마츠카 메구미'와의 운명적인 만남이 바로 그 계기다.

그런데 소문난 문제아의 마음을 사로잡은 미소녀의 정체가 심상치 않다. 메구미는 교복 치맛자락을 펄럭이며 이단 옆차기를 해대고 남자란 하나같이 고구마 같다고 투덜거리는 천하의 말괄량이다. 심지어 변변치 못한 주변의 남자들 대신 스스로가 멋진 남자가 되어 보겠다는 열망에 불타고 있으니 어찌된 일일까 ?

알고보니 메구미는 9살때까지 동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개구쟁이 남자아이였다. 어느날 소원을 거꾸로 들어주는 심술맞은 요정의 마법에 걸려 여자로 변해버리고 말았던 것. 여자가 되어 6년의 시간을 보냈지만 아직도 메구미는 다시 남자로 돌아갈 수 있다는 희망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한편 겐조를 비롯한 메구미 추종단은 여자이면서 동시에 남자인 메구미의 속사정을 알게 되지만 그녀에 대한 애정을 포기할 수 없다. 과연 아름답고 강하고 남자다운 미소녀 메구미의 마음을 사로잡는 남자중의 남자는 나타날 것인가.

주변에서 바라보는 메구미는 여자 중의 여자인데 그녀는 스스로가 남자 중의 남자가 되기를 원하고 있다. 메구미는 자신이 외모는 비록 여성이어도 내면은 완벽한 남성이라고 생각하며 그것을 드러내고자 애쓴다. 하지만 메구미가 갈망하는 남성상은 시간이 지날수록 메구미가 여자로서 생각하는 이상형에 불과함을 알 수

있다. 특히 남자답기만 할뿐 잘생기지도 똑똑하지도 않은 겐조의 존재를 부정하다가 그 정성에 감복하고 마는 그녀의 모습은 말할 수 없이 소녀틱하다.

<건방진 천사>는 흔히들 꿈꾸는 이상적인 여성스러움과 남성다움의 허상을 우스꽝스러운 상황과 황당한 스토리 전개를 통해 비꼬고 있다. <오늘부터 우리는>에서 폭소연발의 학원 개그물을 선보였던 작가의 감각은 이 작품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된다. 가벼운 마음으로 캐릭터들의 독특한 언행과 화끈한 액션신을 감상하기에 충분히 즐거운 만화다.

김지혜 <동아닷컴 객원기자> lemon_jam@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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