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음악]박상민 10집 ‘서랍 속 이야기’

  • 입력 2005년 3월 22일 19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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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앨범을 만들면서 눈물을 많이 흘렸습니다. 그 덕분에 얻은 것이 ‘눈물잔’이죠.”

가수 박상민(38·사진)이 23일 10집 음반 ‘서랍 속 이야기’를 발표한다. 타이틀곡은 눈물로 잔을 채운다는 뜻의 ‘눈물잔’. 한 남자가 여자를 떠나보내며 느끼는 슬픔을 표현한 곡이다. 터프한 그가 노래를 부르며 훌쩍거렸다는 사실이 신기할 따름이다.

“사람들은 제가 터프한 줄로만 알지요. 하지만 저는 여린 남자예요. ‘눈물잔’을 부르면서 울고 뮤직비디오를 보면서 또 울었어요.”

그는 이번 앨범에 ‘절제의 미학’을 담았다고 했다. 슬픔을 극대화하기 위해 거친 목소리를 최대한 자제했다. 가사도 직선적인 말투보다 ‘∼요’로 끝나는 여성적 어미가 많아졌다. ‘거침없는 로커 박상민’에서 ‘섬세한 발라드 가수 박상민’으로 변신한 셈이다.

타이틀곡 ‘눈물잔’을 포함해 클래시컬한 분위기의 ‘서랍 속 이야기’,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의 록 발라드 ‘그대만큼만’ 등 14곡이 모두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이번 음반은 가수 KCM의 ‘흑백사진’을 만든 작곡가 조영수가 전체 프로듀싱을 맡았고, 김범수의 ‘보고 싶다’를 쓴 작사가 윤사라가 참여했다.

음반시장의 불황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냈던 박상민의 9집 ‘해바라기’는 10만 장 이상 팔렸다. 올해로 데뷔 13년을 맞은 그는 지난해 말 골든디스크 인기상과 SBS 10대가수상 본상을 수상하며 데뷔 이래 최고의 성적을 기록하기도 했다.

“요즘 방송국에 가면 후배들이 ‘형님’하며 제 앞에서 고개를 숙여요. 쇼 프로그램에 나가도 담당 PD보다 나이가 많아 점잖은 척해야지요. 그런데 막상 프로그램이 시작되면 무조건 1등하고 싶어서 후배가수들을 다 무찌른답니다.”

그는 음반 10장을 내는 동안 가요순위에서 1위를 한 번도 차지한 적이 없다. 또 100만 장 이상의 앨범을 팔아본 적도 없다. 대신 그는 가수생활 13년 동안 ‘노래의 맛’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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