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뿌리읽기]<281>食(밥 식)

  • 입력 2005년 11월 30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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食은 그릇에 담긴 음식을 그렸다. 위는 뚜껑이고 아래는 두루마리 발(卷足·권족)을 가진 그릇이며, 두 점은 피어오르는 김을 형상화했다. 소복하게 담긴 음식에서 이것이 ‘밥’이 아닌지 추측하게 한다.

그래서 食의 원래 뜻은 ‘음식’이며, 이로부터 양식, 먹(이)다, 끼니 등을, 다시 양식을 받는다는 뜻에서 俸祿(봉록)까지 뜻하게 되었다. 다만 ‘먹이다’는 뜻으로 쓰일 때에는 ‘사’로 읽는데, 이후 飼(먹일 사)로 구분해 표현했다.

먼저, 음식과 관련된 것으로, 飽(물릴 포)는 음식(食)을 배부르도록(包·포) 먹었음을, 饌(반찬 찬)은 골라(巽·손) 뽑은 음식(食)을, 饉(흉년들 근)은 음식(食) 마련이 어려울(··근) 정도의 ‘흉년’을 말한다.

둘째, ‘먹다’나 ‘먹이다’를 뜻하는 경우로, 飮(마실 음)은 원래 술독(酉·유)의 술을 마시는 모습(欠·흠)으로 飮酒(음주)를 뜻했으나 술(酉)이 음식(食)으로 바뀌어 음료까지 뜻하게 되었다. 餐(먹을 찬)은 손(又·우)으로 뼈(알·알)를 부수듯 음식을 ‘잘게 씹음’을, 養(기를 양)은 고대 중국인들의 토템이었던 양(羊·양)을 먹여 가며(食) 정성껏 보살피듯 잘 기름을 말한다.

셋째, 음식 대접과 관련된 글자로, 餘(남을 여)는 객사(余·여, 舍의 원래 글자)에서 손님을 위해 음식(食)을 ‘남겨두다’는 뜻이며, 餓(주릴 아)는 우리들(我·아)의 음식(食), 즉 남은 풍성하게 접대하지만 자신들은 언제나 절약해 주린듯 살아야 한다는 경계를 담은 뜻으로 보인다.

또 館(관·객사 관)은 음식(食)을 제공하는 관공서(官·관)라는 의미로, ‘설문해자’에서는 ‘客舍(객사)를 말한다. 주례에 의하면 50리마다 시장이 있고 시장에는 객사가 마련되었는데, 거기서는 음식을 준비해 두어 손님을 맞았다’고 했다.

饗(잔치할 향)은 음식(食)을 가운데 두고 손님과 마주앉은 모습(鄕·향)에 다시 食이 더해져 잔치를 베풀어 음식을 드림을, 궤(보낼 궤)는 귀신(鬼·귀)에게 보내는 음식을, 饋(보낼 궤)는 음식을 골라내(貴·귀) 남에게 보냄을 말한다.

하영삼 경성대 교수 ysha@k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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