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모드공유하기
동아일보|문화

[Travel]해안 건너편 절벽위로 아찔한 티샷… 모든 상념을 날린다

입력 2012-09-21 03:00업데이트 2012-09-21 10:39
글자크기 설정 레이어 열기 뉴스듣기 프린트
글자크기 설정 닫기
■ 사이판 라오라오베이 골프 투어
라오라오베이 골프코스의 시그니처 홀인 이스트 6번홀(파3·142m). 거친 파도가 몰아치는 해안 절벽 건너로 그린이 보인다. 사이판과 로타의 골프코스는 모두 이렇게 바다를 가로지르거나 바다가 조망되는 곳에 자리잡았다.
여행과 휴식. 우리는 이 두 단어, 아니 이 두 행위를 잘못 이해하고 있다. 뭔고 하니 이 둘이 절대로 병립하지 못하는데도 이 둘을 ‘동의어’로 간주하는 잘못이다. 여행(travel)의 어원을 보자. ‘트리팔리움(tripalium)’이란 라틴어인데 로마시대에 땡볕 아래 꼼짝 못하게 사람을 묶는 나무틀(고문기구)이다. 소나 말이 새끼 낳을 때 움직이지 못하게 묶어 두려고 우리에 지른 막대기도 같은 이름이다. ‘신고(辛苦)’와 ‘산통(産痛)’을 뜻하는 ‘트러베일(travail)’은 여기서 왔다. 트래블이 이 트러베일의 변형임은 물론이다.

여행은 힘들여 수고해야 하는 육체 행위다. 그런 만큼 휴식과는 거리가 있다. 물론 일상 탈피로 얻는 정신적 자유가 휴식의 효과를 내는 것은 인정하지만, 그래도 육체적 피로만은 피할 수 없다. 그러니 온전한 휴식이란 애초에 가당치 않다. 진정 휴식을 원한다면 휴식에 적합한 곳을 찾아 떠나야 한다.

그런 면에서 사이판은 최고의 휴식 여행지다. 인천에서 네 시간, 그것도 아시아나항공이 매일 두 번 출발해 스케줄도 편리하다. 월요일 오전 7시 도착 편도 있어 2, 3일의 주말여행도 가능하다. 태평양은 오대양 중 가장 아름답고 섬은 휴양지로 잘 가꿔졌다. 하와이(오아후 빅아일랜드) 괌 사이판(이상 북태평양), 피지 프렌치폴리네시아(타히티 무레아 보라보라 섬) 이스터(남태평양) 등등. 구미에선 버킷리스트의 필수항목이다. 그런데 정작 지척의 우린 잘 모른다. 등잔 밑은 늘 어둡다.

사이판은 손때 묻지 않은 섬이다. 언제 찾아도 싱그럽고 평화롭다. 그 바다에선 다양한 체험이 우릴 완벽한 휴식으로 이끈다. 다이빙에 선상낚시, 스노클링, 카야킹, 카이트서핑…. 코발트빛 바다를 바라보며 날리는 샷은 일상의 피로를 단박에 날려 버리는 최고의 어트랙션이다. 옆 섬 티니안에는 카지노도 있다. 사이판은 이제 건기에 돌입한다. 올가을과 겨울엔 지구상에서 온도 변화가 가장 작은―항시 27도―사이판을 찾자. 청명한 하늘, 코발트빛 바다를 벗해 완벽한 휴식을 구하자. 절대 후회하지 않을 선택이 될 것이다.

최고 휴양지란 어떤 곳일까. 무엇이든 할 수 있고 동시에 아무것도 하지 않을 자유가 주어진 곳, 게으름이 미덕으로 추앙되는 곳, 아무리 시간과 돈을 써도 아깝지 않은 곳이다. 단, 골퍼에겐 하나가 더 요구된다. 게임을 즐길 코스다. 그렇다면 단연 미국 연방 마리아나 제도의 사이판이다. 섬은 작아도 골프코스가 네 개나 있다. 그것도 태평양을 낀 해안의 절벽 가장자리 멋진 풍치의 해안이다. 비행기로 30분 거리의 이웃 섬 로타에도 있다. 필리핀 해와 태평양이 두루 조망되는 산 중턱의 미국프로골프협회(PGA) 공인 챔피언십 골프코스다. 사이판 휴양 중에 이 네 코스를 모두 섭렵하자면 글쎄, 3박 4일도 짧다.

이 중 최고 인기는 대우건설의 라오라오베이 골프 앤드 리조트다. 라오라오베이는 사이판 섬 동남부의 작은 만(灣). 해안 절벽 가장자리의 이스트(18홀)와 대부분 숲 속인 웨스트(18홀) 등 두 개의 코스에 럭셔리 객실(54실)을 갖춘 고급 골프리조트다. 여기선 언어소통에 문제가 없다. 곳곳에 한국인 직원이 있어서다. 언덕 위 클럽하우스도 특별하다. 야외 테라스는 물론 통유리창의 뷔페식당에서도 라오라오 만을 배경으로 조성된 세 홀이 훤히 보인다. 바다와 하늘과 어우러져 펼쳐내는 현란한 풍광을 고스란히 즐길 수 있도록 지어졌다.

휴양지 골프의 핵심은 여유다. 어려워서도 안 되고 재미를 앗아갈 만큼 쉬워서도 안 된다. 그런 면에서 라오라오베이 코스는 완벽하다. 적당히 어렵고 적당히 쉽다. 웨스트 코스에선 자신이 태평양 섬에 와 있는지조차 잊게 할 정도로 숲 풍치가 인상적이다. 반면 이스트 코스에선 언제 어디서고 내가 섬에 와 있음이 각인된다. 늘 바다를 보며 게임하기 때문인데 그 백미는 6번홀(파3·142m·핸디캡15). 오른쪽으로 깊숙이 파고들어 온 해안선을 가로질러 절벽 위 그린을 향해 샷을 한다. 이 홀을 포함해 4번부터 7번까지 잇따른 네 홀이 모두 이처럼 해안 절벽 가장자리에 있는 챌린징 홀이다. 사이판까지 찾은 보람을 주고도 남는 완벽한 랜드마크 홀이다.

마리아나 컨트리클럽은 적당한 가격으로 무제한 라운드를 즐길 수 있어 인기가 높다. 이곳 역시 객실을 갖춘 리조트다.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해안 산 중턱에 다양한 야외 자쿠지를 갖춘 스파도 인기다. 골프코스는 해발 100m 마피산 중턱. 조경과 코스 설계, 설비와 관리는 라오라오베이 골프코스에 비해 떨어진다. 풍치도 바다가 조망되기는 하나 멀리 바라다보이는 정도다. 무제한 라운드의 그린피는 하루 190달러(약 21만 원·10∼12월)다.

로타리조트&컨트리클럽(54실)의 골프코스(18홀)는 섬 내 유일한 골프 시설이다. 코스는 산 중턱에 자연 훼손을 최소화해 들어섰다. 리조트의 음식도 같은 개념이다. 근처 바다에서 잡은 생선, 직접 키운 야채와 과일로 요리한다. 침대 4개 객실에선 5명 숙박도 가능하다. 야외 풀과 스파도 있다. 사이판과의 거리는 136km. 프로펠러추진 중형 항공기가 하루 2번 왕복(30분 소요)한다.

사이판=글·사진 조성하 여행전문기자 summer@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댓글 0
닫기
많이 본 뉴스
최신기사
베스트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