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中流’ 기대하세요…中여성밴드 ‘여자12악방’

  • 입력 2006년 4월 12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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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4일 서울 올림픽공원 내 올림픽홀에서 첫 내한공연을 갖는 중국 출신의 여성 13인조 크로스오버 밴드 ‘여자12악방(女子十二樂坊)’. 사진 제공 EMI코리아
6월 2∼4일 서울 올림픽공원 내 올림픽홀에서 첫 내한공연을 갖는 중국 출신의 여성 13인조 크로스오버 밴드 ‘여자12악방(女子十二樂坊)’. 사진 제공 EMI코리아
“황사요? 억울해요. 최근에 베이징에서는 황사가 없었거든요. 아마 지난 주 한국에 불어닥친 황사는 네이멍구에서 온 것 같은데…. 저희 잘못 아니에요!”(장쿤)

‘황사’ 이야기를 꺼냈더니 불같이 화를 냈다. 중국 전통악기를 연주하는 여성 13인조 크로스오버 밴드 ‘여자12악방(女子十二樂坊)’이다. 적어도 “호호호” 웃거나 “어머, 죄송해요”식의 조신함은 기본인 줄 알았다. 그러나 “하하하” 우렁찬 웃음소리, 끊이지 않는 수다, 목에 주렁주렁 건 MP3 플레이어와 선글라스…. 이들에겐 인터뷰보다 ‘수다’떠는 것이 알맞겠다. 영락없는 신세대다.

11일 처음 한국땅을 밟은 이들을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사무실에서 만났다. 이번 방한은 6월 2∼4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있을 이들의 첫 번째 내한 공연과 4월 말 발매되는 베스트 음반 홍보를 위한 것. 특히 베스트 음반에는 가수 이선희가 참여해 이들의 반주에 맞춰 자신의 히트곡 ‘인연’을 불렀다.

“처음 듣자마자 ‘우리 이거 한 번 해보자’라고 의기투합했어요. 한국 영화 ‘왕의 남자’ 뮤직비디오에 삽입됐다는 소식도 듣고 배우 이준기 씨 얘기도 들었죠.”(마징징)

2001년 결성된 이들은 크로스오버 중국 음악을 만들겠다는 한 소속사의 기획에 의해 오디션으로 뽑힌 멤버다. 멤버 전원이 베이징예술학교 출신 선후배. 얼후, 비파, 구젱 등 중국 전통 악기로 ‘스마프’ 같은 일본 아이돌 그룹부터 ‘콜드플레이’ 같은 영국 록 밴드의 노래 리메이크까지 이들의 음악엔 경계선이 없다.

“2003년 일본 진출 때 한 명이 추가돼 13인조가 됐어요. 하지만 ‘12’라는 숫자가 중국에서는 좋은 의미이기 때문에 ‘여자13악방’이라고 안 바꿉니다. 저희 친구들은 팝이나 힙합을 듣지만 우리는 고등학교 때부터 크로스오버 음악이 좋았어요.”(장린준)

이들은 2003년 일본에서 발표한 앨범 ‘뷰티풀 에너지’로 일본 오리콘 앨범차트 1위를 차지하며 150만 장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이들의 미국 데뷔 음반은 47회 그래미 최우수 신인상과 최우수 월드뮤직앨범 부문 후보에 오르는 등 이제는 활동영역도 나라와 나라를 가로질러 ‘크로스오버’적이다.

“아시아 사운드는 신비로움이 매력인 것 같아요. 역사 깊은 동양의 문화 자체가 뿜어내는 신비로움에 서양인들이 매료되는 것 같아요.”(쑨팅)

여자 13명이라 활동하기는 쉽지 않을 듯. 그러나 이들은 “생각도 다르고 취향도 다르지만 1년에 280일을 함께 활동하니 이젠 멤버가 친구가 됐다”며 까르르 웃었다.

이번 내한공연은 베스트 음반 수록곡을 라이브 밴드와 함께 연주하는 이른바 ‘잼 콘서트’ 형식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한국인들을 위해 ‘아리랑’을 댄스곡으로 편곡해 부르기도 한다. 1시간 반 동안 수다를 떨었지만 이들은 여전히 할 얘기가 많다는 듯 이야기를 멈추지 않는다.

“비, ‘동방신기’, 이정현 등 한류 스타들이 자신의 노래로 중국인들과 친했듯이 우리도 한국인들에게 우리 음악을 알리고 싶어요. 저희 그렇게 고리타분하지 않아요. 아시죠? 깔깔….”(저우젠난)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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