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인천공항에서 미국 스프링캠프 출국을 앞둔 NC 김형준(21)의 각오는 간단명료했다. NC 안방의 미래로 꼽히고 있는 그는 올해도 어김없이 본진 멤버로 뽑혀 미국 애리조나로 향했다.
하지만 이 ‘미래’에게 꽃길만 놓인 건 아니다. 지난시즌을 앞두고 자유계약선수(FA) 최대어 양의지(33), 포수 수비가 가능한 외국인 베탄코트가 팀에 가세해 피나는 생존경쟁을 치러야 했던 그는 베탄코트가 지난시즌 중도퇴출 돼 포수를 볼 줄 아는 외국인과 경쟁해야 할 일은 없어졌지만 지난시즌 막판 경찰청에서 전역해 팀에 합류한 또 다른 안방마님 김태군(31)과도 경쟁을 치르게 됐다. 지난 시즌 후 FA 자격을 얻어 NC와의 결별이 유력해보였던 김태군은 새 팀을 못 찾고 원 소속팀 NC와 4년 최대 13억 원에 계약을 맺었다. ‘양의지-김형준’ 체제를 구상하던 NC 안방에 플러스 요인이 됐지만 반대로 김형준 개인에게는 가시밭길이 좀 더 거칠어진 셈이었다. 김형준은 “매년 쉽지 않았다. 열심히 제 기량을 끌어올리다보면 기회는 생길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수비에서는 어린 티가 전혀 나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는 김형준은 올 겨울 내내 창원NC파크 내의 트레이닝장에서 근력향상에 중점을 두고 훈련했다. 무분별하게 ‘벌크업’을 시도하기보다 체지방을 근육으로 바꾸는 데 힘을 썼다. 187cm에 100kg 내외의 체구를 유지해온 김형준은 몸무게, 앳돼 보이는 얼굴에 변함이 없었지만 덩치는 조금 커졌다는 느낌이다. 김형준은 “타격 부분이 많이 약했는데, 힘을 길렀다. 이를 기반삼아 좀 더 집중력 있게 맞춰보겠다”고 말했다.
한 가지 새로운 목표(?)도 생겼단다. KBO리그 최고의 공수겸장 포수로 꼽히는 양의지와 좀 더 가까워지는 것. 서로 말이 많은 편이 아닌데다 김형준에게는 양의지가 ‘대선배’라 지난시즌에는 말도 제대로 못 건넸다. 김형준은 “작년에는 (의지 형을) 처음 봐서 말을 많이 못 했다. 그래도 이제는 1년은 본 사이니까 좀 더 살갑게 다가가겠다”며 웃었다.
35일 간의 스프링캠프에 돌입한 김형준이 ‘형님’들의 노하우를 충분히 전수받고 돌아와 성장한 모습을 보여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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