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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스포츠

이승우 “형들에게 배우며… 내일은 아시아 최고로”

입력 2018-05-25 03:00업데이트 2018-05-25 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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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의 문, 우리가 연다]<5> ‘겁없는 막내’ 이승우
자신의 장기인 창의적인 공간 활용 능력과 발재간, 돌파력을 살려 신태용호의 ‘비밀 무기’가 되길 꿈꾸고 있는 대표팀의 막내 이승우가 23일 경기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힘차게 드리블하고 있는 모습. 파주=김종원 기자 won@donga.com
20년 전 당시 19세 이동국은 꿈의 무대에서 당찬 중거리 슛으로 국민들의 답답한 마음을 조금이나마 풀어줬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 네덜란드에 4-0으로 뒤지던 조별예선 2차전의 후반전이었다. 비록 그해 월드컵은 1무 2패로 끝났지만, 이동국은 대형 스타로 거듭났다. 이후 4번의 월드컵이 지났다. 그 사이 이천수-박주영-김보경-손흥민이 대표팀의 막내로 활약했다. 이번에는 이승우(20·베로나)가 그 계보를 이어받을 준비를 하고 있다.

“다음에는 ‘유스(youth)’ 단어가 빠진 아시아 최고의 선수상을 받고 싶습니다.”

대표팀 감독은 으레 막내에게 패기 넘치는 모습을 주문하곤 한다. 24일 파주 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NFC)에서 2017 아시아축구연맹(AFC) 유망주상을 받은 이승우의 소감은 그 기대에 어긋나지 않았다. 소속팀 일정 탓에 원래 시상식(지난해 11월 태국 방콕)보다 반년이 지나 이날 상을 받은 이승우다. 자신감 넘치는 소감 한마디를 남긴 이승우는 이제 신태용호 최종 승선 여부를 가릴 28일(온두라스)과 다음 달 1일(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등 두 번의 국가대표 평가전을 앞두고 있다.

“최고의 선수들이 모여 있는 대표팀에서 형들과 같이 뛰는 것 자체가 기쁩니다. 형들에게 배우다 보면 저도 더 발전할 수 있을 것 같아요.”

23일부터 파주 NFC에서 이승우를 포함한 26명의 대표팀 선수가 본격적으로 담금질에 나섰다. 14일 명단 발표 당시 모두의 예상과 달리 이승우는 신태용 감독의 깜짝 부름을 받았다. 그로부터 열흘이 지난 지금, 대표팀 내에서 이승우의 상황도 달라졌다. 애초 이승우는 대표팀 생존 경쟁의 경계선에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명단 발표 이후 권창훈(24·디종)에 이어 베테랑 이근호(33·강원)마저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얼마 남지 않은 공격 자원으로서 그의 최종 승선 가능성이 커졌다.

“아직 월드컵 본선 생각은 해본 적 없습니다. 남은 두 번의 평가전에서 잘해야 제가 가는 것이기 때문에….”

만약 이승우가 러시아 월드컵에 나선다면 가장 개성 넘치는 대표팀 막내로 기억될 것이다. 강한 승부욕에 경기 중에도 감정 표현이 잦고, 염색 머리 때문에 때론 ‘건방지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던 이승우다. 사실 그런 톡톡 튀는 개성과 자신감이 이승우의 성장 동력이었다. 대표팀의 주장인 기성용(29·스완지시티)이 최근 한 행사장에서 “러시아 월드컵에서 사고 칠 만한 선수”로 이승우를 지목한 이유이기도 하다.
월드컵 대표팀 막내 이승우(20·베로나)가 24일 아시아축구연맹(AFC) 2017년도 유스 플레이어(유망주) 상을 수상한 뒤 자신감 넘치는 미소로 카메라를 바라보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우여곡절이 많았던 이승우에게 러시아 월드컵은 너무나도 간절한 무대다. 바르셀로나 유소년팀 출신으로 세계적인 축구 유망주로 손꼽혔던 이승우는 15∼18세에 시련의 시간을 보냈다. 2013년 2월 18세 미만 선수의 해외 이적 규정을 어겼다는 이유로 국제축구연맹(FIFA)의 출전 금지 징계를 받았다. 3년 가까이 공식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다. 한창 성장해야 할 시기에 원치 않은 공백기를 가진 이승우는 지난해 8월 이탈리아 프로축구 세리에A 베로나로 이적해 반등을 노렸다.

새 팀에서의 시작은 쉽지 않았다. 출전 기회가 많지 않았고, 공격 포인트도 없었다. 그러다가 시즌 막판인 이달 6일 이승우는 축구 명문 클럽인 AC 밀란을 상대로 리그 데뷔골을 넣었다. 그간의 부진과 마음의 부담을 덜어내는 환상적인 발리슛이었다. 그리고 ‘부상 악령’에 위기에 빠진 신태용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그는 빠른 발과 발재간을 지녔다. 한국의 첫 상대인 스웨덴의 경우 힘과 체격이 좋지만 상대적으로 느리다는 분석이 있다. 한국은 스웨덴을 상대로 빠른 선수들로 공간을 침투해야 한다는 시각이 많다. 이승우가 출전한다면 이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월드컵은 꿈에 그리던 큰 무대이기 때문에 설레는 것은 사실입니다. 최종 명단에 들어 본무대에서 팀에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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