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리더 인터뷰]<19>민병권 한국기록원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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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8월 6일 10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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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세계 최고 기록은 몇 점일까. 답은 '피겨 여왕' 김연아가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세운 228.56점(쇼트 78.50+프리 150.06). 이렇게 세계 최고 기록을 보유한 김연아는 '역대 세계 최고의 스케이터'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처럼 어느 분야에서 최고를 가리는 척도는 기록이며, 공정하고 객관적이며 정확하게 측정되어야 공식 기록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국내에서 발생하는 모든 사물과 현상에 있어서 최고의 민간 기록과 가치가 있는 기록을 발굴 및 보존, 인증하는 업무를 하고 있는 한국기록원.

이곳 민병권(46) 사무총장을 만나 세계에 알릴 만한 대한민국의 기록은 어떤 것이 있는지 알아봤다.

민 총장은 "한국기록원에서는 정치 경제 사회 과학기술 교육학습 문화 역사 인물 등 전 분야에서 최고의 기록만을 발굴 인증하는 일을 하고 있다"며 "이를 민간기록 관리단체인 세계 기네스북에 추천 및 등재시켜 우리나라 기록 문화의 세계화에 기여하는 것도 목적 중의 하나"라고 밝혔다.

그는 "언뜻 보면 한국기록원이 하는 일이 스포츠와는 관계없는 것 같지만, 세계 어느 나라보다 우수한 운동선수가 많이 나온 우리나라는 일반인들도 탁월한 스포츠 DNA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능력을 널리 알리기 위해서라도 기록을 인증 받고 알리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세계 최고의 기록들만 모아놓은 기네스북은 누구나 한번쯤은 들어본 책. 스포츠와 진기명기, 과학과 기술, 예술과 엔터테인먼트, 살아있는 자연, 인체의 신비, 역사와 사회 등 수많은 분야에서 최고의 기록만을 모아 1년에 한번씩 발행하는데 이제까지 판매된 부수만 1억 권이 넘는 베스트셀러다.

민 총장은 "올림픽이나 세계대회에서의 기록 등은 영국에 있는 기네스월드레코드사에서 자체 심의해 바로 기네스북에 올리는 경우가 많지만 일반인들의 기록은 한국기록원을 통해 기네스월드레코드사의 인증 절차를 밟는 게 효과적"이라며 "스포츠를 즐기는 일반 동호인들 중에서 '나도 뭔가 기록을 낼 만한 특기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한번쯤 도전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그는 "한 생활 체육 동호인이 테니스공을 축구공처럼 차는 기술을 선보였는데 1시간에 5077개나 차는 기록을 세웠다"며 "적당한 스폰서가 나서서 기네스북 관계자를 초청하고 다시 이 묘기를 선보여 인증을 받는다면 기네스북에도 오를 만한 기록"이라고 말했다.

한국기록원은 2일 전북 새만금방조제 신시광장에서 '세계에서 가장 긴 방조제' 기네스북 기록 인증식을 열었다. 새만금 방조제는 총길이 33.9㎞로, 지금까지 세계 최장 길이로 알려진 네덜란드 주다치 지구 압슬루트방조제(32.5㎞)보다 1.4㎞가 더 길어 '세계 최장 방조제' 기네스 기록을 인증받게 된 것.

민 총장은 "이처럼 인증이 되면 전 세계 사람들이 기네스북을 보고 새만금방조제에 대한 인식이 달라질 것이며, 이를 통한 이미지 향상은 돈으로 따질 수 없을 정도로 막대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씨름연맹에서 13년 간 근무하면서 마케팅과 홍보 업무를 했던 그는 "그동안 스포츠 관련 일을 주로 해왔기 때문에 새만금방조제와 같은 시설물뿐 아니라 일반인 중에서 특별한 스포츠 기록을 낼 만한 사람들에게도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기록 도전을 준비 중인 프로젝트는 제주에서 열리는 전국오픈홀싱레이스대회가 세계 최장거리 경마대회로 인증을 받아 제주 말의 우수성을 알리는 것과 경북 예천에 있는 '석송령'이라는 이름의 소나무를 세계 최초로 재산세를 내는 수목으로 인증 받는 일"이라며 "특별한 운동 특기를 가진 일반인들도 한국기록원 홈페이지 등을 통해 문의해 이런 기록 도전에 많이 나섰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권순일 기자 stt7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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