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리더 인터뷰]<2>이강두 국민생활체육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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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월 21일 11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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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두 회장
이강두 회장
'두 거인'은 언제까지 힘겨루기를 할 것인가.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 두 거대 체육 단체의 맞대결을 두고 나온 말이다.

지난해 국민생활체육회가 법인화를 추진하자 대한체육회는 "법인화 추진은 한국을 대표하는 체육 단체가 2개가 된다는 것으로 이는 말도 안 된다"며 반대 의사를 밝혔고 국민생활체육회는 "대한체육회는 국가올림픽위원회(NOC) 업무만 하고 법인화를 통해 국내 생활체육은 우리에게 맡기는 게 옳다"며 맞서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유인촌 장관은 "갈등이 너무 많다면 법인화 방안은 그대로 가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이 상태로 그냥 가든지 아니면 정말 잘 합일될 때까지 의견 교환을 해서 갈라지든지 합치든지 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체육 단체인 대한체육회와 9만5000개의 동호인 모임에 300여만 명의 회원이 가입해 있는 국민생활체육회.

두 단체는 왜 다른 주장을 하는지, 일반인들에게도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국민생활체육회는 왜 법인화를 추진하려고 하는지 이강두 국민생활체육회장에게 물어봤다.

이강두 회장은 "법인화 추진 이유는 간단하다. 생활체육을 더욱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라고 잘라 말했다.

이 회장은 "국민생활체육회가 법인화가 되면 일단 그동안 할 수 없었던 생활체육 관련 사업을 할 수 있게 돼 정부에서 받는 연 200여억 원의 지원금과는 별도로 자체적으로 자금을 마련할 수 있고 지정 기부금을 받을 수 있어 정부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여기에 정부 지원금 역시 지방자치단체에서 더욱 투명하게 집행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전국적으로 9만5000여 개가 있는 동호인 모임이 스포츠클럽으로 정식 등록을 할 수 있게 돼 일본 등 선진국처럼 생활체육이 클럽 중심으로 체계적으로 활성화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동호인 모임이 클럽으로 정식 등록되면 여러 가지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배드민턴을 즐기는 동호인의 경우 이제까지는 체육관 등을 이용할 때 혜택을 받지 못했지만 법인화 이후 정식 클럽의 회원이 되면 현재의 8분의 1의 비용으로 체육관 시설 등을 이용할 수 있다는 것.

또 각 클럽이 정착되면 생활체육지도자 수요도 많아질 것이고 이렇게 되면 체육 관련학과 졸업생의 취업문도 크게 넓어진다는 것이다.

이 회장은 "이밖에도 지정기부금 손비 처리 등 각종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되는 등 여러 가지 효과가 있다"며 "그래서 지난해 지역 동호인 110만 명이 자발적으로 서명에 동참하는 등 생활 체육 동호인들은 법인화를 적극 지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포츠 애호가라면 체육 시설물을 싼 값에 이용하고 전문 지도자의 지도를 받을 수 있는 데다 적합한 용품을 사용할 수 있다는데, 이를 마다할 사람이 있을까.

그런데 대한체육회가 반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대한체육회에서는 전 세계에서 생활체육, 엘리트체육, 학생체육을 분리해 관리하는 나라는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외국의 경우 NOC가 생활체육을 총괄하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헌장 28조 2항에는 "NOC가 경기력 향상과 생활 체육 발전을 진흥시킨다"고 명시하고 있다고 밝힌다.

이에 대해 이강두 회장은 "우리나라는 대한체육회와 NOC가 하나의 단체로 통합이 돼 있다. 하지만 IOC 회원국 205개국 중 179개국은 체육회와 NOC가 분리돼 있다. 따라서 생활체육과 엘리트 체육이 분리된 곳이 전무하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10월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IOC 총회에 자크 로게 IOC 위원장의 초청을 받아 참석한 적이 있다. 여기서도 로게 위원장으로부터 2008년 부산세계사회체육대회의 성공 개최를 축하받았다"고 덧붙였다.

이강두 회장은 지난해 9월 임기 4년의 세계생활체육연맹(TAFISA) 회장에 당선됐다. TAFISA는 1989년에 창설됐고 101개국 152개 단체가 회원으로 가입돼 있는 생활체육 국제기구.

이 회장은 "개인적으로도 큰 영광이지만 우리나라가 세계 생활체육을 주도하는 회장국이 되었다는 점에서도 의미를 지닌다"며 "세계 각국의 생활체육 활성화와 저소득 국가에 스포츠 용품 및 프로그램 지원, 2012년 리투아니아 세계생활체육대회 개최 준비 등을 활동을 하고 있으며 부산을 비롯해 마카오와 독일, 아프리카와 아메리카 대륙 각 한 곳에 생활체육지도자 양성 기관을 설립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국민생활체육회 법인화 법안은 58명의 국회의원이 공동발의해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에 회부되어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검토 중이다.

2월 중순 경 여야 의원들이 모여 이 법안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한다. 10여 년 전부터 관련 법 개정안이 수차례 입법 예고, 발의되어 왔다. 이번에는 과연 어떤 결정이 내려질지….

권순일 기자 stt7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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