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 포인트]“반칙선거 너무해” 두손 든 축구행정 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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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1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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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계 ‘미다스의 손’도 혼탁 선거에 두 손을 들었다. 28일 치러지는 제52대 대한축구협회 회장 선거에 출마를 선언했던 안종복 남북체육교류협회 회장(57·사진)이 13일 출마를 포기했다. 그는 ‘당랑거철(螳螂拒轍·사마귀 한 마리가 수레바퀴를 막는다)의 심정으로 뛰어들었지만 역부족이었다’는 사퇴의 변을 밝혔다.

“최근 벌어지고 있는 혼탁 선거(금품수수, 온갖 이권 제시, 상호 비방)는 결국 축구인 모두에게 치욕이다. 이런 망신은 4년 뒤, 8년 뒤에도 똑같이 재연될 것이다. 회장 후보가 대의원들에게 끌려다니며 여러 가지 약속을 한다면 당선이 된다한들 어떻게 소신을 가지고 협회를 운영하겠는가. 4년간 선심성 행정이 이어지고 또 4년 뒤 대의원들과 타협하는 악순환이 이어질 것이다.”

청소년대표 출신 안 회장은 프로축구가 닻을 올린 1983년 부산 대우 로얄즈(현 부산 아이파크)의 사무국 직원으로 시작해 프로축구 행정가로 일가를 이뤘다. 8년간의 인천 재임기간에는 K리그 구단 최초로 흑자 경영에 성공하는 등 시민구단 경영의 표본을 제시하며 ‘축구계 미다스의 손’이라 불렸다. 안 회장은 기득권 세력과 거액을 뿌리는 일부 후보들, 정치권 인사 탓에 정식 후보 등록을 위한 3명의 대의원 추천서를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기득권과 돈이 있어야 후보가 될 수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안 회장은 “불과 24명의 대의원 투표에서 회장 선출이 판가름 나는 것이 부정부패의 원천이다. 3000여 등록 팀 전체에 투표권을 주든지 클럽, 선수, 심판, 지도자 등 직능별 대표자에게 투표권을 주든지 최소 500명 이상의 대의원을 만들어야 부정이 사라진다”고 주장했다. 그는 “연임만 가능하게 해 8년을 넘는 장기 집권도 막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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