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 포인트]‘축구야당’도 이젠 바뀔때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1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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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 좀 보게, 양 기자!”

1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차기 선거에 불출마하겠다는 기자회견을 끝낸 조중연 대한축구협회 회장은 기자가 회장실을 찾자 2009년 1월 열린 대의원총회 때 발언록을 보여줬다. 당시 조 회장과 경선했던 속칭 ‘축구 야당’ 측 인사가 한 말이다. 축약하면 “이번 선거에서 지면 모든 인맥을 정리하고 축구계를 떠나겠다. 지방에 축구장학재단을 만들어 유망주가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인생을 마감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조 회장은 “그런데 선거에 졌는데 장학재단은커녕 아무 일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이날 “1998년 전무이사로 시작해 부회장과 회장을 맡아 많은 일도 이뤘고 그 과정에서 행정적 실수도 있었다. 그런데 공(功)보다는 과(過)가 너무 부각된 측면이 있다”며 축구 야당 측의 악의적 공세가 만들어 낸 결과인 듯한 암시를 줬다. 조 회장은 그러면서 “향후 축구협회 회장은 젊고 축구 발전에 실질적인 힘을 보탠 사람이 돼야 한다”며 축구 야당 측 인사가 회장이 돼서는 곤란하다는 뉘앙스를 풍겼다. 그는 “과거 선거 때마다 축축모(축구 발전을 위한 축구인들의 모임)나 축구연구소, 지도자협의회 같은 단체가 만들어졌고 선거가 끝나기 무섭게 사라졌다. 오로지 선거만을 위해 축구계가 이합집산을 거듭하는 행태는 더이상 없어야 된다”고 강조했다.

조 회장은 “우리 주변엔 축구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축구 발전에 공헌한 분이 있다. 연맹 회장을 하며 팀을 거느리고 있는 분들”이라고 말했다. 그는 K리그 부산 아이파크 구단주인 정몽규 한국프로축구연맹 총재와 보인고 이사장인 김석한 한국중등축구연맹 회장, 실업축구 험멜 구단주인 변석화 대학축구연맹 회장을 거론했다. 조 회장은 “지금 한국 축구에는 실천의지와 사명감을 갖고 한국 축구를 이끌 인물이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축구야당#조중연#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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