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카페]비인기 핸드볼 브랜드化를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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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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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6일 정읍국민체육센터에서 핸드볼 큰잔치 2차 대회가 열렸다. ‘핸드볼 메카’임을 자부하는 정읍에 가서야 알게 됐는데 특산물은 한우였다.

“고기 맛있죠? 정읍 한우가 브랜드화가 덜 돼서 그렇지 맛은 유명 한우보다 오히려 나아요. 그러고 보니 핸드볼 처지와 비슷하네요. 허허.”

경기 후 기자와 저녁 식사를 하던 대한핸드볼협회 임원의 말이다. 실제로 이날 맛본 정읍 한우는 맛있었다. 그리고 경기장에서 지켜본 핸드볼도 재밌었다.

핸드볼이 올림픽 때를 제외하곤 인기가 없는 데 대해 여러 분석이 있다. 박진감이 부족하다. 골이 너무 많이 나와 긴장감이 떨어진다. 하지만 핸드볼의 경기 속도는 축구보다 빠르며 핸드볼보다 세 배 가까운 점수가 나는 농구는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다.

결국 핸드볼은 브랜드화가 문제였다. 하지만 정작 핸드볼 브랜드 향상의 최전방에 선 선수들은 별 의식이 없어보였다. 경기 시작 전 선수 소개를 할 때 대부분의 선수는 관중석을 향해 손만 살짝 들고 말았다. 일대일의 위기를 막아낸 골키퍼는 바닥에 넘어져 일어나지 못하는 상대 공격수를 옆에 두고 큰 소리로 환호하기 바빴다. 그런 골키퍼의 세리머니에 관중들이 같이 환호하긴 힘들 듯했다.

‘새우잠을 자더라도 고래 꿈을 꾸라’고 했다. 지금은 비인기 종목 선수이지만 팬들을 위한 프로정신마저 빈약해선 곤란하다. 농구, 배구를 뛰어넘는 겨울철 인기 스포츠가 핸드볼의 목표라면 더욱 그렇다.

먹어 보면 맛있는 한우라면 먹게 만들어야 한다. 직접 보면 재미있다면 보게 만들어야 한다. 말 못하는 소야 한우 브랜드를 위해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지만 핸드볼 선수들은 다르다.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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