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관전포인트/15일]잉글랜드vs덴마크 독일vs파라과이

  • 입력 2002년 6월 14일 18시 39분


▼세계 1,2위 누른 ‘기세’의 격돌▼

◇잉글랜드-덴마크(15일 20시30분 니가타)


힘과 힘이 맞붙는다. 15일 일본 니가타 월드컵경기장에서 열

릴 잉글랜드-덴마크전은 16강전 최고의 빅 카드. 덴마크(세계 랭킹 20위)는 랭킹 1위 프랑스를 격침시켰고, 잉글랜드(12위)는 세계 2위 아르헨티나를 각각 무너뜨린 여세를 몰고갈 기세로 맞서있다.

86년 월드컵 첫 출전에서 서독에 2-0으로 승리하고 16강에 진출했고 98년 두 번째 출전에서 나이지리아를 4-1로 대파하고 8강 안착했던 덴마크. 월드컵에 출전할 때마다 세계를 놀라게했던 덴마크 가 세 번째 출전하는 이번 대회에서 단지 16강 진출만을 목표로 했을 리는 없다.

덴마크의 공격 선봉은 단연 욘 달 토마손. 토마손은 4골을 기록하며 미로슬라프 클로제(독일)와 득점왕 경쟁을 펼치고 있다.

프랑스전은 월드컵 개막 이전만해도 에베 산의 보조 공격수 정도로 여겨졌던 토마손이 덴마크 최고의 스트라이커로 새롭게 자리매김한 경기였다.

덴마크는 이 경기에서 토마손을 원톱으로 두고 수비에 치중했다. 미드필더부터 상대를 압박한 뒤 반격을 노리는 작전은 주효했다. 토마손은 자신의 4번째골이자 3경기 연속골을 기록하며 진가를 확인했다.

상대가 잉글랜드라고 해서 토마손에게 달라질 것은 없다. 오히려 잉글랜드는 토마손에게 전의를 불태우게 하는 팀이다. 토마손은 “프랑스전에서 보여준 것과 같은 정신자세로 결승 토너먼트에 임할 것”이라며 강한 의욕을 보였다.

한편 ‘죽음의 F조’를 빠져나온 잉글랜드. 1승2무의 ‘평범한’ 성적으로 예선을 통과했지만, 상대가 아르헨티나, 스웨덴, 나이지리아였다. 그러나 아쉬운 부분도 있다. ‘원더 보이’ 마이클 오언의 골을 아직 보지 못하고 있다는 것.

잉글랜드가 3경기에서 기록한 골은 2골. 두 골 모두 데이비드 베컴의 발끝에서 나왔다. 스웨덴전에서 베컴은 날카로운 코너킥으로 솔 캠블의 헤딩 골을 엮어냈고, 아르헨티나전에서는 페널티킥을 성공시켰다. 베컴은 영웅이 됐다.

하지만 베컴의 득점에 앞선 오언의 활약을 놓쳐서는 안된다. 아르헨티나전에서 페널티킥을 유도한 선수가 바로 오언. 오언은 아르헨티나 수비수 마우리시오 포체티노를 완벽하게 속이는 페인팅으로 결승골의 기회를 잡았다.

오언에게 덴마크전은 ‘자신의 골’을 넣을 기회. 나이지리아전이 끝난 뒤 오언은 “단지 비기기만 해도 되는 경기에서 최선을 다하기는 쉽지 않다”며 여유있는 모습을 잃지 않았다. ‘이겨야만 하는’ 덴마크와의 결승 토너먼트를 앞둔 오언의 마음가짐을 엿볼 수 있는 말이기도 했다.

시즈오카〓주성원기자 swon@donga.com

▼칸-칠라베르트 ‘거미손’ 대결▼

◇독일-파라과이(15일 오후3시30분·서귀포)

‘최고 골키퍼를 가린다.’

15일 서귀포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독일-파라과이전의 관전포인트는 바로 양팀의 ‘수문장’ 싸움. 세계적인 골키퍼인 독일 올리버 칸(33)과 파라과이 호세 루이스 칠라베르트(37)의 맞대결은 팬들을 흥분시키는 ‘빅카드’로 꼽힌다.

칸은 독일축구 역사상 최고 골키퍼로 평가받는 ‘거미손’. 불과 18세인 87년 카를스루에 SC에서 데뷔전을 치렀고 94년 골키퍼 이적료로는 독일 분데스리가 사상 최고인 32억원에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했다. 97,99,2000,2001년 등 4차례나 팀을 분데스리가 정상에 올려놓은 명수문장이다.

1m88, 88㎏의 장신인 칸은 공중볼 처리에 강할뿐더러 큰 체격임에도 순발력이 뛰어나고 상황판단이 정확해 흠잡을 데가 없는 골키퍼라는 평가. 이번 대회에서도 3경기에 출전, 아일랜드전에서 1골을 내준 것을 제외하곤 사우디 아라비아전과 카메룬전에서 무실점으로 골문을 굳게 지켰다.마침 파라과이전이 열리는 15일 33번째 생일을 맞게 된 칸은 “이변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 팀의 생각과 목표는 오직 하나다. 그것은 전진하는 것”이라고 승리를 확신했다.

칠라베르트는 두말할 필요없는 파라과이의 ‘자랑거리’. 세계 3대 골키퍼중 한명으로 선정됐을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선수다. 그는 특유의 독설과 과감한 공격가담으로도 유명하다. ‘골넣는 골키퍼’로 알려진 것도 이 때문. A매치 69경기에서 8골을 뽑아냈을 정도로 그의 킥력은 스트라이커 못지 않게 정확하다. 페널티킥과 문전 앞에서의 프리킥은 거의 그의 전담. 12일 슬로베니아전에서도 칠라베르트는 프리킥으로 골대를 맞춰 상대를 긴장케 했다. 독일전에서도 그가 프리킥 전담 키커로 나선다면 칸과의 정면대결도 예상된다.

칠라베르트의 발끝은 더욱 예리해졌지만 무거운 몸이 문제. 대회 프로필엔 1m94에 89㎏으로 나와있지만 얼핏 봐도 100㎏은 족히 돼보일 정도로 뚱뚱해졌다. 이 때문에 순발력이 예전같지 않다. 월드컵 예선에서 브라질 카를루스 얼굴에 침을 뱉는 불미스런 행동을 해 남아공과의 본선 첫 경기에서 관중석에 앉아야 했던 칠라베르트는 2경기에 출전했으나 무려 4골을 허용해 이미지를 구겼다. 특히 슬로베니아전에선 가랑이 사이로 공을 빠뜨리는 실수로 골을 내주기도 했다.

따라서 16강전부터는 반드시 명예회복을 하겠다는 각오. 칠라베르트는 “독일을 물리칠 비법이 있다”며 호언장담하고 있다.

서귀포〓김상수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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