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지구촌 표정]“韓-日 선전은 아시아의 영광”

  • 입력 2002년 6월 15일 23시 18분


한국이 포르투갈을 꺾고 16강 진출을 확정짓자 세계가 한국축구를 새로운 눈으로 보기 시작했다. 특히 아시아 국가들은 한국과 일본이 나란히 16강에 진출하자 마치 자국의 일인 양 기뻐했다.

▼아시아 언론 반응

홍콩 일간 명보는 15일 “한국과 일본이 각각 조 1위로 16강에 진출, 아시아 축구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며 “아시아 전체의 영광”이라고 보도했다. 명보는 또 “한국이 포르투갈전 초반부터 공격적으로 경기를 주도한 반면 포르투갈은 폴란드가 미국을 앞서자 한국과 비기기 위해 수비 위주의 소극적인 경기로 일관했다”고 평했다.

중국의 온라인 포털사이트 ‘야후 차이나’는 한일 월드컵 뉴스 특집코너에서 박지성 선수의 골 장면을 거론하며 “한국은 이제 세계적인 강호들과의 경기에서도 득점할 수 있는 방법을 터득했다”고 극찬했다.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는 이날 이례적으로 1면 기사안내란에 큰 활자로 ‘한국, 포르투갈 격침, 환희’라는 제목을 달고 송종국과 이영표가 감격해하는 장면의 사진을 게재하는 등 한국팀의 선전을 축하했다.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주요 경기를 생중계하고 있는 베트남 국영 TV는 “한국 축구가 예상을 뒤엎고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5위 포르투갈을 꺾고 16강에 진출한 것은 실력에 따른 것”이라며 “이 정도 전력이라면 8강에도 오를 만하다”고 보도했다.

캄보디아 TV는 “한국과 일본이 함께 16강에 오른 것은 아시아 축구가 급성장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전했고, 필리핀의 ABS-CBN방송은 “한국과 일본의 축구가 다른 아시아 국가들에 가능성을 심어줬다”고 보도했다.

▼서구 언론 반응…“한국은 이제 우승후보로 부상”

서구 언론들도 포르투갈을 꺾은 한국 축구의 눈부신 성장을 극찬했다.한국-포르투갈전을 생중계한 영국의 민영방송 ITV는 한국의 축구에 대해 “수준높다” “환상적이다” 등의 수식어를 붙였으며 “한국의 16강전 승부 결과도 예측할 수 없다”고 논평했다.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 온라인은 예지 엥겔 폴란드 감독의 말을 인용, “프랑스와 아르헨티나가 잇따라 조별 리그전에서 탈락했고 한국이 우승후보인 포르투갈에 승리를 거두어 이제 한국이 우승후보로 부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프랑스 스포츠 전문지 레퀴프 인터넷판은 “일본의 16강 진출 확정으로 한국이 부담을 가졌지만 결국 임무를 완수했고 명예를 지켰다”고 보도했다.

미국 언론들은 “주최국의 관대한 도움으로 미국 16강 진출”(CBS) “미국은 운 좋은 패배자”(USA투데이) 등을 제목으로 뽑으면서 미국이 폴란드에 1-3으로 지고도 16강에 진출하게 된 것이 “한국 덕분”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최대 인터넷 서비스 제공업체인 아메리카온라인(AOL) 월드컵 사이트 게시판도 미국 네티즌들의 감사의 글로 넘쳐났다. 한 네티즌(ID:GoldenDmer314)은 “Gam sa ham ni da Korea(감사합니다, 한국)”라고 썼으며 또 다른 네티즌(Psdshorty2)은 “한국이 아니었다면 미국의 폴란드전 패배는 수치스러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포르투갈에 우호적인 중남미 언론들은 “전후반을 합쳐 포르투갈 선수 2명이 퇴장당한 것은 지나쳤다는 느낌이다”고 지적하면서도 “그러나 포르투갈의 축구 수준에서 그 정도의 경기를 한 것은 몹시 실망스럽다”고 전했다.

브라질 일간 ‘오 글로보’는 “포르투갈이 또다른 ‘죽음의 조’로 판명된 D조에서 결국 살아남지 못했다”며 “한수 아래라고 생각해오던 한국에 무기력한 경기를 했다”며 안타까워했다.

하종대기자 orionha@donga.com

김성규기자kimsk@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