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지구촌 표정]“심판판정엔 문제없다”

  • 입력 2002년 6월 15일 01시 38분


한국-포르투갈전 거리응원에 나선 한국 응원단을 취재하기 위해 외국 기자들도 연방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한국-포르투갈전 거리응원에 나선 한국 응원단을 취재하기 위해 외국 기자들도 연방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한국의 16강 진출에 대해 세계의 언론은 14일 일제히 찬사를 보냈다. 한국팀은 그럴 만한 자격과 실력을 갖췄으며 특히 마지막 포르투갈전에서 시종 경기의 주도권을 잡았다고 보도했다.

○…한국과 포르투갈의 경기를 중계한 미국의 ESPN2 방송은 “한국팀이 선수 2명이 퇴장당한 포르투갈을 상대로 11 대 9명의 경기를 벌여 마침내 사상 최초로 16강에 올랐다”며 “오늘 경기 결과는 포르투갈엔 매우 실망스러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방송은 또 포르투갈 선수 2명이 레드 카드를 받아 잇달아 퇴장한 데 대해 슬로비디오 화면으로 파울 장면을 되풀이해서 보여주며 “포르투갈 선수들의 파울은 매우 위험한 것”이라며 “심판의 판정엔 문제가 없다”고 보도했다.

방송은 또 “한국인들은 16강 진출을 굳게 믿고 있는데다 앞서 열린 경기에서 일본팀이 먼저 16강에 오르는 바람에 한국 선수들의 심적 부담이 컸는데 이를 잘 이겨냈다”며 “무엇보다 한국응원단의 열렬한 응원이 경기의 분위기를 좌우했다”고 분석했다.

○…AFP통신은 한국 팀은 처음부터 빠른 패스로 볼을 주고 받으며 경기를 주도했고 승리가 결정되는 순간 관중석은 희열에 휩싸여 거의 광란상태를 방불케 했다고 전했다.

프랑스 통신인 AFP는 포르투갈이 전반 27분 공격수 주앙 핀투가 박지성 뒤에서 양발로 태클하면서부터 경기를 망치기 시작했으며 수비수인 베투가 두 번째 레드카드를 받음으로써 스스로 무덤을 팠다고 표현했다.

또 핀투의 퇴장 뒤 포르투갈 선수들이 아르헨티나 주심 안젤 산체스의 주변을 에워싸며 항의하는 장면은 유로2000대회 프랑스와의 준결승 전에서 포르투갈의 아벨 샤비에르가 레드카드를 받은 뒤 주심을 에워싸고 행패를 부린 장면을 재현했다고 지적했다.

○…로이터통신은 “월드컵 공동주최국 한국이 선수 9명이 뛴 포르투갈을 상대로 승리, 사상 최초로 월드컵 16강에 진출했다”며 “논쟁이 일고 있는 가운데 한국이 역사를 만들었다”고 전했다. 통신은 “전반전에서 핀투 선수가 퇴장당하자 포르투갈 선수들은 5만여 한국 관중이 환호성을 지르는 격앙된 분위기 가운데 평정을 잃었으며 주장 페르난두 코투는 주심의 얼굴을 양손으로 잡고 항의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통신은 “한국은 체력이 거의 소모된 포르투갈을 계속 몰아쳤다”며 “한국은 일본과 함께 월드컵 개최국은 언제나 16강전에 진출한다는 전통을 이어가게 됐다”고 덧붙였다.

○…BBC방송은 “한국이 포르투갈을 집으로 보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한국팀은 역사상 처음으로 16강전에 진출할 만한 충분한 자격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방송은 “포르투갈은 한국의 페이스와 힘에 눌려 폭탄이라도 맞은 듯 충격을 받은 표정이 역력했다”며 “후반전에는 한국의 전력이 약화돼 결국 무승부로 경기를 마칠 것이라는 예상은 히딩크 사단이 후반전이 시작되자마자 포르투갈 문전에 슛을 퍼부으면서 완전히 빗나갔다”고 분석했다.

○…CNN 방송은 미국의 16강 진출에 대해 “미국팀은 한국 덕분에 뒷문(back door)으로 16강에 진출했다”고 전했다.

○…세계 인구 4위로 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축구 열기를 자랑하는 인도네시아인들은 시종 한국편을 응원한 뒤 현지 한국교민들에게 “아시아가 유럽을 꺾었다”고 기뻐하며 축하인사를 건넸다.

○…이날 오후 한국에 앞서 결승토너먼트 진출을 결정한 일본은 한국의 마지막 경기의 향방에 신경을 곤두세웠다. 일본측은 누구도 공개적으로는 표현하지 않았지만 공동개최국인 한국이 결승토너먼트에 진출하지 못할 경우 월드컵 열기가 식을 뿐만 아니라 양국간 관계가 미묘해지지 않을까 걱정한 것이 사실.

이날 한국 경기를 생중계한 일본TV의 아나운서와 해설자는 한국이 결승토너먼트 진출을 결정하자 “양국이 똑같이 조 1위로 통과해 정말로 잘됐다”고 말했다.

NHK의 아나운서는 “오늘은 한일 양국이 함께 결승토너먼트 진출을 결정한 역사적인 날이 됐다”고 말했다. 아사히신문은 “한국은 전반, 최종라인에서 중반에 걸쳐 계속 압박수비를 펼쳐 ‘재능의 보고(寶庫)’라는 포르투갈 공격진을 봉쇄했다”고 전했다.

일본TV는 이날 경기가 끝난 뒤 서울을 위성으로 연결해 “오늘 한국의 승리를 기원한 한국인은 경기장에서뿐만 아니다”며 “전국에서 150만여명이 대형 멀티비전을 통해 야외에서 응원을 했다”고 전했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 eligius@donga.com

파리〓박제균특파원 phark@donga.com

도쿄〓심규선특파원 ksshim@donga.com

뉴욕〓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

베이징〓황유성특파원 yswhang@donga.com

곽민영기자 havefun@donga.com

김성규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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