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지금]한국의 잇따른 승리에 일본인 심경 복잡

  • 입력 2002년 6월 25일 20시 05분


베컴의 셔츠는 팔려도 한국의 붉은 셔츠의 인기는 별로….도쿄 신주쿠의 거리에서 행인들의 목소리를 들어보면 '라이벌인 한국이 4강에 진출한 것은 기쁘지 않다'라는 목소리가 있는 반면 '아시아를 대표해 열심히 뛰어주었으면 한다'라는 목소리도 있었다.

24일 밤 신주쿠의 가부키거리에서 한국인 윤미영(37)씨가 'Be The Reds!'라 적힌 셔츠를 팔고 있었다.

일본인들도 붉은 셔츠를 입고 함께 응원하길 바라며 일본에 온 것. 한 장에 2500엔. 4시간만에 약 250장이 팔렸지만 구매고객 대부분이 한국인이였으며 일본인의 반응은 별로였다.

일본대 터키전을 TV로 관전한 요코하마시의 주부(56)는 일본이 패배한 사실을 알게된 한국인이 좋아하는 영상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며 "분하다. 응원할 마음 없어지네"라고 말했다.

일본이 월드컵 출전 2번째인 데에 비해 한국은 6번째로 선배다. 그러나 국제축구연맹 랭킹은 일본이 32위로 40위인 한국을 웃돈다.

"실력있는 유럽팀이 이겼을 때처럼 순수하게 축하하는 마음이 들지 않는다"며 요코스가시의 한 남성(27)이 말했다. "하지만 하나하나 혼신을 다해 싸워가는 한국인의 끈기에 감동했다며 일본인도 배워야 할 부분이다"고 했다.

여기까지 싸워 올라왔으니 한국이 결승까지 가길 바란다는 응원 메세지를 보낸 메구로구의 자영업자 히로시마씨(36). "한국대 스페인전에서 붉게 물든 관중석에 하얀색의 응원문구 'Pride of ASIA'에 감동했으며 축구계에선 한국이 일본의 '형님'이며 아시아를 대표해 열심히 싸워주길 바란다"

도쿄 공업대의 사회학 교수는 "일본인이 붉은 셔츠를 구입하진 않아도 '한국이 정말 잘하는 구나'라고는 생각하고 있을 것. 국민성이 몇 배나 강한 한국이 반대로 패배하고 일본이 남아있었다면 재미있는 일이 벌어졌을 것"이란 말을 남겼다.

<아사히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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