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스타포커스]신일고 ‘

  • 입력 2003년 7월 3일 21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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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일고 3학년 투수 차기훈(18)은 9회 갑자기 심장이 울컹 거리기 시작했다.

1-2로 질때는 편안하게 투구에 집중할 수 있었다. 하지만 8회말 팀 동료들이 3점을 뽑아 줘 두점차의 리드를 잡자 ‘고질병’이 도진 것.

아니나 다를까. 첫타자 명정주에게 가운데 안타를 얻어 맞았다. 포수는 몸쪽 공을 요구했지만 집중이 안돼 공이 가운데로 몰렸다. 심장박동은 더욱 요란해졌다. 다음타자는 장승주. 앞선 3번의 대결에서 모두 범타처리했던 상대였지만 그렇게도 잘 먹히던 체인지업이 말을 듣지 않아 또 가운데 안타를 얻어 맞았다.

‘사부’ 장호연 감독이 마운드에 올라와 그의 손에서 공을 가져갔다.

“오늘은 정말 끝까지 잘 해낼 자신이 있었는데….”

마무리는 별로였지만 차기훈의 이날 투구는 나쁘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신일고 승리의 원동력이라 할만했다.

3일 광주동성고와의 준결승전에서 차기훈은 2회부터 마운드에 올랐다. 차기훈은 7이닝 동안 5안타 3실점으로 막강 동성고 타선을 잘 막아 신일고가 6대5로 9회말 재역전승을 거둘 수 있는 초석을 놓았다.

차기훈은 심장이 약하다. 체력이 약해 한의원에 갔더니 ‘심장이 약해 야구 체질이 아니니 선수생활을 그만두라’는 충고까지 들었다.

그 자신도 마무리에 약한 자신의 단점이 강하지 못한 심장때문이라고 생각할 정도. 하지만 야구를 그만 둘 생각은 전혀 없다. 체력을 보강하고 경험을 더 쌓는다면 지금의 약한 심장을 충분히 강심장으로 단련할 자심감이 있기 때문. ‘한의원 사건’은 오히려 차기훈에게 약이 됐다. 한의사의 진단이 틀렸다는 걸 증명하기 위해 요즘은 ‘깡’으로 야구를 한다고 공언할 정도로 달라졌기 때문. 요즘은 강심장을 만들기 위해 먼저 체력을 키워야 한다는 판단으로 러닝훈련에 열중하고 있다.

차기훈은 지난 여름 장호연 감독 부임 이후 기량이 부쩍 상승했다.

변화구라곤 커브밖에 못던졌던 차기훈은 ‘짱꼴라’란 별명으로 유명했던 투수출신 장감독으로부터 지금은 주무기가 된 체인지업과 포크볼을 전수 받아 기량이 일취월장했다. 이날도 차기훈은 체인지업 덕을 톡톡히 봤다.

별명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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