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사커서핑]한국 축구문화의 명암

  • 입력 2001년 6월 1일 23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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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한국-멕시코전이 열린 울산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드러난 한국 축구문화의 명과 암.

#명(明).

이날 경기 시작시간은 오후 7시30분. 하지만 이미 오후 3시경부터 경기장 주변은 축구난장 으로 흥청댔다. 월드컵 공식 후원업체들이 다양한 축구문화를 즐길 수 있는 각양 각색의 홍보 부스를 차렸고 문화단체들도 다채로운 공연을 펼쳤다. 한국대표팀 응원단 붉은 악마 를 비롯, 가족단위 혹은 연인끼리 경기장을 찾은 축구팬들은 그 분위기에 흠뻑 빠져들었다.

가족과 함께 경기장을 찾은 박노경씨(33·회사원·울산시 웅촌면)는 축구장이 살아있는 것 같다 는 말로 축제 분위기를 표현했다. 평소 프로축구 울산 현대팀의 경기를 보기위해 울산공설운동장을 찾았을 때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다는 것. 또 경기관전을 위해 휴가를 내고 서울에서 온 예성호씨(32·대림산업 대리)도 경기장 바깥 분위기에 취해 우리도 보통 사람들이 축구를 즐기는 것이 단순한 일회성 행사가 아닌 하나의 문화로 정착돼 가고 있는 것 같다 며 상기된 표정.

#암(暗)

오전 11시쯤 주차장에 자동차를 주차시키려던 관중들은 황당한 경험을 했다. 주차증을 발급받았는데도 주차요원들이 주차를 막은 것. 이들은 한참이 지나고 나서야 VIP 인사가 올 시간이라 통제를 했다는 어처구니없는 해명을 들어야 했다.

대한축구협회는 대회를 앞두고 어김없이 각계로부터 쏟아지는 공짜표 요구에 시달려야 했다. 일부는 엄격히 대회 관계자들에게만 발급되는 경기장내 특정구역의 주차증까지 막무가내로 요구하는 바람에 큰 곤욕을 치렀다는 후문이다.

사회 곳곳에 만연된 VIP신드롬 은 월드컵경기장에서도 어김없이 기승을 부리고 있었다.

<울산=김상호기자>hyangs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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