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포커스] 신보라 “노래 잘해서 개그맨 뽑혔대요 완전 반전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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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2월 28일 07시 00분


■ 노래하는 개그우먼 신보라

개그계 막내, 남격 행운
노래 덕에 공채시험 합격도

유희열 6촌동생 수식어는 부담

망가지는 것은 두렵지 않다
강유미·안영미 선배처럼
다음이 기대되는 개그우먼이 꿈

‘남자의 자격’에서 ‘노래하는 개그우먼’으로 인기를 모은 신보라. KBS 개그맨 중 막내인 그는 “노래로 유명해졌지만 내 꿈은 개그우먼, 늘 다음 무대가 기대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당차게 말했다.
‘남자의 자격’에서 ‘노래하는 개그우먼’으로 인기를 모은 신보라. KBS 개그맨 중 막내인 그는 “노래로 유명해졌지만 내 꿈은 개그우먼, 늘 다음 무대가 기대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당차게 말했다.
“평범한 대학생이었던 삶이 1년 만에 180도 변했다. 많은 사람들이 나의 개그에 웃어주고, 코믹한 분장에 배꼽을 잡는다. 망가지는 것은 두렵지 않다. 하지만 웃기지 못하는 것은 두렵다. 나는 개그우먼 신보라다.”

딱 전형적인 모범생 분위기다. 화장기 없는 뽀얀 얼굴, 긴 생머리. 개그우먼보다 예능국 막내작가라고 소개하는 게 훨씬 더 잘 어울릴 것 같은 느낌. ‘남자의 자격’을 통해 ‘노래하는 개그우먼’으로 강한 인상을 준 신보라(24)의 첫인상이다.

● 개그계의 막내 1년…난 참 운이 좋은 신인

그를 만난 날은 목요일. 매주 진행하는 ‘개그콘서트’ 녹화를 마친 다음날이었다. 신보라는 여전히 대학생같은 모습으로 인터뷰 장소에 나타났다.

“어제 녹화는 어땠냐”는 질문에 기다렸다는 듯이 “25기 동기가 모두 12명인데 어제 처음으로 전부 녹화에 참여했어요. 그동안 한두 명씩은 녹화에 빠졌는데, 어제는 참 의미 있는 날이었다”고 환하게 웃었다. 신보라는 2010년 KBS 개그맨 공채 25기로 개그계에 입문해 동기들과 1년간 막내로 생활했다. 선배들 코너 소품 챙기랴, 자기 코너 분장하랴 거의 매주 정신없고 긴장의 나날을 보내다 보니 1년이 지나갔다.

“저는 운이 좋았죠. 계속 무대에 서는 기회가 주어졌으니까요. ‘슈퍼스타 KBS’도 소재가 한정적인데 지금까지 올라갈 수 있었던 건 선배들의 지원과 격려가 컸어요.”

신보라는 까다로운 박칼린도 칭찬한 탁월한 가창력을 가졌다. 스포츠동아DB
신보라는 까다로운 박칼린도 칭찬한 탁월한 가창력을 가졌다. 스포츠동아DB

● 웃기는 걸 좋아했던 거제도 소녀

TV에서 보는 것보다 훨씬 체구가 작은 그는 차분한 느낌과 달리 어렸을 적부터 남들 웃기는 걸 좋아했다. 주변에서 “재미있다, 웃기다”는 말은 많이 들어봤지만 감히 개그우먼의 꿈을 꾸지는 못했다. 그가 고향 거제도에서 서울로 대학을 온 것도, 전공을 신문방송학과로 선택한 것도 “방송을 알아야 한다”는 운명적인 이끌림을 따라 온 것이었다.

“PD나 기자가 되려고 신방과를 선택한 건 아니었어요. 막연히 방송 공부를 해야겠다고 생각한거예요. 4학년 1학기를 마치고 진로를 고민했죠. ‘뭘 할 때 가장 행복했고, 뭘 제일 잘 할 수 있을까’ 생각하다가 개그우먼이라는 결론에 이르렀어요.”

● 노래를 사랑하는, 하지만 개그가 더 좋은…

그는 ‘개그콘서트’에서 ‘슈퍼스타 KBS’의 오프닝 무대를 맡고 있다. 신보라는 지난 해 KBS 2TV ‘해피선데이-남자의 자격’의 합창단 편에서 가수 뺨치는 노래 실력으로 유명해졌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한 번도 가수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

“다 한 번은 물어봐요. ‘가수가 되고 싶지 않았냐’고. 그런데 신기하게도 저는 노래를 개그 소재로 써 볼 생각은 했지만 앨범을 내야겠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어요.(웃음)”

사실 신보라가 개그우먼으로 합격할 수 있던 것도 노래였다.

“개그맨 공채 시험을 볼 때 개인기로 비욘세와 샤이니 종현의 모창을 했어요. 잠깐 맛만 보여준 정도라 제작진은 제가 노래를 좋아하는지 모를 거라고 생각했죠. 그런데 얼마 전 ‘보라야, 너 노래 덕분에 뽑힌 거야’라고 하더라고요. 반전이죠?”


● “유희열 6촌, 엄친딸이란 말 부담”

신보라는 경희대 신문방송학과에 재학 중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엄친딸’, 가수 유희열의 6촌이라는 이유로 ‘유희열 조카’ 등의 수식어가 붙었다. 아직 신인인 그에게 이런 수식어들은 오히려 적지 않은 부담이다.

“화제가 되는 건 참 감사한 일인데 개그로 인정받을 때가 가장 기분이 좋아요. 희열 오빠한테도 폐가 될까봐 얘기를 안했는데 오히려 오빠가 공개해서 많이 놀랐죠. 다른 것 보다 개그로 주목 받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 50대 아주머니 팬레터에 가슴 먹먹

신보라는 최근 50대 아주머니로부터 팬레터를 받고 가슴이 먹먹해지는 감동을 느꼈다. 손으로 한 글자씩 써내려간 편지 속에는 아주머니 팬의 정성과 관심이 가득 담겨져 있었다.

“쓸까 말까 고민을 많이 하다가 썼다는데 제 주소를 몰라서 ‘개그콘서트’ 작가실로 보냈더라고요. 편지를 보면서 늘 겸손하게 부족함을 채워나가는 모습으로 사랑받는 개그우먼이 되어야겠다는 결심을 했어요.”

그는 봄이 되면 드디어 막내에서 벗어나 26기 후배들을 맞는다. 신보라는 지난 1년을 “사회 초년생으로 많이 성장할 수 있었던 한 해, 꽉꽉 채운 알찬 1년을 보낸 기분”이라며 앞으로 기대감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개그우먼이 되기 전에는 ‘개그콘서트’에 강유미, 안영미 선배가 나오면 ‘와! 이번에는 어떤 걸 보여줄까?하면서 기대를 했어요. 저도 등장이 기다려지고, 다음이 기대되는 개그우먼이 되고 싶어요.”

김민정 기자 ricky337@donga.com
사진|국경원기자 onec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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