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스탠리, 1주일만에 짜릿한 반전드라마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2월 7일 03시 00분


피닉스오픈서 생애 첫 우승
역전패 눈물이 환희의 눈물로

저주받은 사나이가 구원을 받는 데 7일밖에 걸리지 않았다. 자책과 비탄에 눈시울을 붉혔다 1주일 만에 다시 눈물을 흘렸다. 하지만 이번에는 환희와 감격에 울먹였다. 뉴욕타임스는 그에 대해 베스트셀러 작가인 스티븐 킹에 버금가는 공포 소설을 썼다 180도 바뀐 구원의 스토리를 썼다고 표현했다. 반전 드라마의 주인공은 카일 스탠리(25·미국)였다.

스탠리는 6일 미국 애리조나 주 피닉스 인근 스코츠데일TPC(파71)에서 끝난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피닉스오픈에서 우승했다. 그는 버디만 6개로 6타를 줄여 합계 15언더파로 생애 첫 PGA투어 우승의 기쁨과 함께 우승상금 109만8000달러를 받아 시즌 상금 선두(179만 달러)에 나섰다. 재미교포 케빈 나는 6언더파를 몰아쳐 공동 23위에서 공동 5위(11언더파)로 점프했다.

○ 허망한 추락

스탠리는 지난달 30일 끝난 파머스 인슈어런스오픈에서 4라운드 한때 7타 차 앞섰고 17번홀까지 3타 차 리드를 지켰다. 트로피가 품에 들어온 듯했지만 18번홀에서 세 번째 샷을 물에 빠뜨리며 트리플 보기로 연장을 허용하더니 준우승에 머물렀다.

○ 짜릿한 부활

1주일 후인 이날 스탠리는 선두 스펜서 레빈(미국)에게 8타 뒤진 공동 5위로 출발해 우승 경쟁에 뛰어들었다. 선두에 나서면서 지난주 악몽이 떠오른 듯 흔들렸다. 17번홀(파4)에선 티샷이 오른쪽으로 휘어져 선인장 앞에 떨어졌다. 50야드를 남기고 의도적인 훅 구질을 낸 두 번째 샷을 핀 6.7m에 떨어뜨려 2퍼트로 파를 지켰다. 18번홀(파4)에선 티샷이 심한 훅이 나면서 관중석 벽을 맞혔으나 무벌 드롭을 해 2온 후 1.2m 파 퍼트를 넣어 승리를 지켰다. 스탠리의 후반 9홀 스코어는 33타로 지난주 후반 9홀보다 8타나 적었다.

○ 전염된 불운

6타 차 선두로 출발한 레빈 역시 우승 경험이 없었던 게 뼈아픈 실수로 연결됐다. 15번홀(파5) 더블 보기가 치명타였다. 티샷을 페어웨이 오른쪽 모래밭 선인장 아래 떨어뜨려 퍼터로 아이스하키 스틱을 치듯 공을 빼냈으나 223야드를 남기고 5번 아이언으로 한 서드 샷이 그린 앞 연못에 빠졌다. 무리한 공략이었다. 최종일에 4타를 잃은 레빈은 3위로 대회를 마쳤다. 지난주 위로를 받았던 스탠리는 레빈을 향해 “진심으로 미안한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골프#스탠리#P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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