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현의 힐링 미술관]‘달콤한 자유’라는 열기구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8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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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balloon·1878년, 시녜이 메르셰 팔
The balloon·1878년, 시녜이 메르셰 팔
우리는 스트레스를 받을 때 종종 ‘단 게 당긴다’고 말합니다. 이 열기구를 잘 보세요. 커다란 눈깔사탕 같지 않나요. 대부분의 열기구는 거꾸로 된 물방울 모양일 때가 많은데 그림 속의 열기구는 아주 동그랗습니다. 흰색과 빨간색의 줄무늬에 반지르르한 윤기까지. 보는 것만으로도 입안 가득 침이 고입니다.

이 그림은 스트레스에 시달려 휴식 욕구가 높은 이들이 보면 편안함을 느끼는 작품입니다. 때로는 미래에 대해 희망적인 상상을 펼치거나 연인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려는 기대감을 품은 젊은 여성이 이 열기구를 타고 있는 사람과 자신을 동일시하며 즐거워하기도 합니다.

하늘을 떠다닐 수 있다는 상상은 자유를 상징합니다. 이 그림은 넓게 펼쳐진 배경에 선명한 열기구가 중앙에 위치해 작품을 집중해서 바라보게 하는 힘이 있습니다. 또 아래를 내려다보는 주인공은 손수건을 흔들며 인사하는 것처럼 보여 홀로 기구를 탔지만 혼자가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유난히 파란 하늘과 잔잔한 구름은 하늘로 두둥실 떠오르는 순간의 상승감과 저 아래 복닥복닥한 땅에서 벗어났다는 해방감을 모두 만끽할 수 있게 합니다.

그림을 보고 있으면 A 씨가 생각납니다. “저 열기구를 타고 있는 사람이 부러워요. 풍선이 바로 제 마음 같아요. 공기를 넣으면 언제든 하늘을 날 수 있는데 저는 공기를 넣기도 전에 걱정만 많아서 혼자 열기구를 탈 용기가 생기지 않아요. 항상 되는 게 없고 무슨 일이든 실패만 하는 것 같아서요. 그런 저 자신이 한없이 작게 느껴져요.”

이렇게 말했던 그는 이 그림을 통해 아름다운 하늘 풍경을 바라보지 못하고 날아오를 용기를 내지 못했던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게 됐습니다. A 씨는 직접 열기구를 그려보며 자신의 마음에 생기를 불어넣는 연습을 했습니다. 기구의 크기도 색상도 형태도 원하는 대로 꾸며가면서 자신감을 느끼고 날아오를 준비를 했습니다. 그러고는 기구를 띄워 날아가는 상상을 하고 한결 가벼워진 마음으로 치료실을 떠났습니다.

아무리 튼튼한 열기구라도 높이 떠오르려면 모래주머니를 내려놓아야 합니다. 모래주머니를 달고 있으면 그 무게만큼 땅에 묶이게 됩니다. 여러분의 마음속 두려움과 걱정이라는 모래주머니의 무게는 얼마인가요. 이제 열기구를 타고 날아오르기 위해 마음속에 용기를 불어넣고 모래주머니를 떨어뜨려 보는 것은 어떨까요. 자유롭게 하늘을 날며 맛보는 바람은 커다란 눈깔사탕보다 더 달콤할 것입니다.

김선현 차의과학대 미술치료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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