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 이런 시장이 뜬다/장수영]<8>뉴질랜드 농기자재 시장을 노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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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0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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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TRA무역관장 릴레이 기고

장수영 오클랜드 무역관장
장수영 오클랜드 무역관장
새로운 수출 시장에 접근할 때 가장 먼저 확인하는 몇 가지 체크포인트가 있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은 인구이다. 인구의 많고 적음이 시장의 크기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논리가 전혀 맞아떨어지지 않는 분야가 바로 뉴질랜드의 농·목축 시장이다. 인구 대신 양, 소 등 가축 수로 시장 규모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뉴질랜드 면적은 남한의 2.7배이지만 인구는 10분의 1에도 못 미치는 441만 명에 불과하다. 국민소득도 크게 높지 않다. 2011년 기준 1인당 명목 국내총생산(GDP)은 3만6648달러로 우리나라의 2만2778달러에 비해 높지만 구매력평가기준으로 계산된 1인당 GDP는 2만7668달러로 우리나라의 3만1714달러에 비해 오히려 낮다.

그렇지만 1차산업으로 국한하면 얘기는 180도 달라진다. 뉴질랜드 전체 수출에서 농업, 목축업, 임업, 수산업 등 1차 상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71%다. 이 중 분유, 치즈 등 유제품의 비중이 가장 커서 전체 수출에서 25%를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 육류, 양모 등을 합할 경우 낙농업을 기반으로 한 수출상품의 비중은 40%에 육박한다.

뉴질랜드의 1차산업이 이처럼 높은 경쟁력을 갖는 가장 큰 원천은 인구의 10배에 가까운 4260만 마리의 가축이다. 가장 많은 가축은 양으로 3114만 마리며, 젖소 617만 마리, 육우 388만 마리, 사슴 100만 마리 등이다. 뉴질랜드 목축업은 혹한이나 혹서의 기후가 없어서 대부분 가축을 1년 내내 방목으로 사육할 수 있는 저비용 구조로 농가의 경쟁력이 쉽게 확보된다. 나무의 발육 속도가 빨라 임업의 경쟁력도 높다.

높은 경쟁력을 지닌 뉴질랜드의 1차산업은 농기자재, 농부자재 등 관련 상품을 수출하는 우리 중소기업에는 기회 시장이다. 세계 어느 지역과 비교하더라도 결코 뒤지지 않는 시장규모다. 특히 매년 6월 뉴질랜드 북섬의 대표적인 농업도시 해밀턴에서 열리는 ‘필데이스 농업박람회’를 주목해야 한다. 남반구에서 열리는 가장 큰 농업박람회로 농업, 목축업, 원예, 임업 등 1차 상품 생산에 필요한 각종 기자재와 부자재가 전시된다. 전시업체는 1000개가 넘고 4일 동안의 방문객은 12만 명이 넘는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물론이고 전 세계 자동차 회사가 거의 모두 참가한다. 농·목축 분야 유통업자, 공급업자, 바이어, 소비자를 모두 만날 수 있고 경쟁 제품의 최신 동향까지 파악할 수 있다.

시기적으로도 지금이 뉴질랜드 농·목축 시장 진출의 적기다. 뉴질랜드 바이어와 농부들은 유럽, 미국, 일본 상품에 익숙해 있는데 최근 들어 이들 선진국 상품을 대체할 수 있는 경쟁력 있는 상품 찾기에 혈안이 돼 있다. 계속되는 경제위기로 비용 절감을 통한 경쟁력 확보의 필요성이 높아진 때문이다. 그리고 중국 상품에 실망한 소비자와 바이어들이 우리 상품을 찾는 현상도 뚜렷하게 목격되고 있다. 또 뉴질랜드는 계절이 우리나라와 정반대여서 뉴질랜드 시장에 수출하게 되면 우리 기업으로서는 비수기 없이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이 확대되면서 국내 농업은 물론이고 농기계, 농부자재 등 농업 관련 제품을 생산하는 우리 기업들의 대비책 마련이 시급해졌다. 지금까지 관광지로 잘 알려진 뉴질랜드를 앞으로는 대표적인 농기자재 수출시장으로 적극 활용할 때이다.

장수영 오클랜드 무역관장
#뉴질랜드#농기자재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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