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 이런 시장이 뜬다/윤효춘]<7>중국 조선(造船)기자재 시장, 친환경-IT로 공략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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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0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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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TRA무역관장 릴레이 기고

윤효춘 KOTRA 다롄 무역관장
윤효춘 KOTRA 다롄 무역관장
중국은 올해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수년 동안 달성한 ‘바오바’(保八·8%의 경제성장률을 보장한다는 뜻) 포기를 공식 선언했다. 중국식 경제개발계획인 12·5규획(제12차 5개년 규획)의 핵심 기조도 ‘양적 성장’에서 ‘균형 발전’으로 전환했다. 이는 중국 정부가 세계적인 경기 침체를 맞아 성장 일변도의 경제운용 방식 대신 이제는 분배를 염두에 둔 적정 성장을 도모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것이다.

이런 경제 상황 속에서 중국은 녹색성장, 친환경, 신에너지원 확충 같은 글로벌 트렌드에 대해 7대 신흥전략산업이라는 국가적 과제를 선정하고 중장기 계획과 장려책을 수립한 후 시행하고 있다. 조선 분야도 예외가 아니다. 중국은 특유의 저가를 무기로 벌크선, 범용상선 분야의 수주량, 인도량, 발주량 등에서 세계 최고의 지위를 누렸으나 세계 경제의 침체로 극심한 어려움을 맞았다. 중국 정부는 조선 불황 타개를 위해 해양플랜트 제조업의 중장기 발전계획과 해양플랜트 산업 혁신 발전전략을 잇달아 발표했다.

유엔 산하 국제해사기구(IMO)를 중심으로 환경오염과 에너지 효율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서 중국산 저급 기자재를 사용한 조선업이 국제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특히 고유가 시대를 맞아 뛰어난 연비가 선박 발주의 절대적 요인으로 등장해 중국 선박업계는 살아남기 경쟁에 직면했다. 이런 환경 변화로 인해 우리의 조선기자재가 중국 조선시장에서 호평받고 있다.

중국 동북부의 최대 조선도시 다롄은 다롄선박중공 등 5대 조선과 한국의 STX 등 조선소가 밀집한 클러스터다. 6월 KOTRA가 개최한 중국조선소와 한국조선기자재 중소기업 간 상담회는 성황을 이뤘다. 중국 최대 조선소인 베이징의 중국선박공업집단을 비롯해 상하이, 광저우, 칭다오, 다롄 등 중국 전역의 8개 대형 조선기업과 조선 분야 33개 에이전트가 참가해 한국 중소기업의 친환경, 고부가, 에너지 절감, 정보기술(IT) 융합형 부품에 대한 무역상담이 진행됐다.

1년 전 중국 조선소를 접촉했을 때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던 이들이 KOTRA의 초청에 수천 km를 날아온 이유는 한국산 조선기자재가 보유한 기술경쟁력 덕분이다. 예를 들어 중국산을 사용할 경우 국제환경규제를 맞출 수 없어 선급 검사에서 불리하지만 한국산 친환경 엔진부품을 사용할 경우 무난하게 통과할 수 있다. 이뿐만 아니다. 첨단 위성항법시스템을 활용한 선박용 내비게이션과 같은 IT 융합 분야는 물론이고 연료비 절감형 엔진부품 등 다양한 한국산 제품이 중국 조선업계의 경쟁력 제고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 조선기자재 기업은 기존의 한국 조선소 납품 외에 중국 조선소에도 공급함으로써 중국 내수시장 진출 및 수출의 외연을 확대할 수 있다. 극심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제적 조선시황에서 우리 중소기업은 중국의 고부가·친환경 전환의 구조조정을 중국 시장에 진출하는 기회로 적극 활용해야 할 것이다. 중국 파트너를 발굴하는 게 어려운 기업은 KOTRA 주관 상담회에 참가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기회는 위기의 가면을 쓰고 온다고 했다. 객관적인 수출 여건은 어렵지만 친환경, 고부가, 고연비, IT 융합 같은 한국 기업 특유의 장점을 살린다면 조선기자재의 중국 진출은 이제 시작이다.

윤효춘 KOTRA 다롄 무역관장
#조선 기자재#친환경#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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