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남훈의 ‘고전에서 배우는 투자’]<66>아우라와 존재의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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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2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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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분쟁은 상대방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 데서 시작된다. 올초 시멘트와 레미콘 가격 분쟁으로 일제히 조업 중단에 들어간 레미콘 공장.
모든 분쟁은 상대방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 데서 시작된다. 올초 시멘트와 레미콘 가격 분쟁으로 일제히 조업 중단에 들어간 레미콘 공장.
‘관계의 아우라’를 갖춘 사람은 많은 이가 따르려고 한다. 그들과 지속적으로 함께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즉, 관계의 아우라를 좀더 강화하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정나라와의 결전을 하루 앞둔 송나라의 대장 화원은 군사들에게 푸짐한 양고기 요리를 줄 것을 명령했다. 지치고 힘든 전장에서 오랜만에 맛본 양고기는 그들을 무척 기쁘게 했다. 하지만 화원은 자신의 마차를 몰던 양짐에게는 양고기를 먹지 못하게 했다. 어느 부하가 그 까닭을 묻자 화원은 이렇게 답했다. “마부는 전쟁과 상관이 없지 않나. 굳이 그에게까지 양고기를 줄 필요는 없네.”

다음 날 정나라와의 전쟁이 시작됐다. 양짐이 모는 마차에 오른 화원은 마차를 적의 병력이 허술한 오른쪽으로 돌리라고 명령했다. 그런데 양짐이 명령과 반대로 정나라의 병력이 밀집한 왼쪽으로 마차를 모는 게 아닌가. 화원이 화를 내며 다시 마차를 돌리라고 명령하자 양짐은 이렇게 말했다. “어제 양고기를 군사들에게만 먹인 것은 장군의 판단입니다. 오늘의 이 일 역시 제 판단에 따라서 하는 것입니다.” 결국 화원은 적국의 포로가 됐고 송나라는 크게 패하고 말았다.

‘관계의 아우라’를 강화하는 핵심적인 방법은 바로 상대방을 ‘대접’해주는 것이다. 어설프게 상대방을 과장하고 칭찬하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각자가 가진 존재가치를 인정하라는 뜻이다. 특히 상대방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상대가 아무리 하찮아 보이는 일을 한다고 해도 결국 그들은 나름의 역할과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거기에 걸맞은 적절한 대접을 해줘야 한다. 스스로 대접받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상황을 인내하면서까지 곁에 있으려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들은 결국 떠날 것이고 관계의 아우라는 붕괴되고 만다. 용서하고 신뢰하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바로 대접하는 것이다. 이는 인간관계를 공고하게 하는 최고의 방법임에 틀림없다.

이남훈 경제 경영 전문작가
#관계#대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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