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남훈의 ‘고전에서 배우는 투자’]<64>‘멜팅팟’이 돼라!

  • Array
  • 입력 2012년 12월 6일 03시 00분


코멘트
파란 반쪽도 똑같은 사과가 될 수 있다. 기존에 자신이 가진 편견을 파괴하지 않고선 변화도, 승리도 이뤄낼 수 없다.
파란 반쪽도 똑같은 사과가 될 수 있다. 기존에 자신이 가진 편견을 파괴하지 않고선 변화도, 승리도 이뤄낼 수 없다.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선 타인에 대한 조바심을 버리고 자신에게 집중해야 한다. 그런데 이러한 자신에 대한 집중이 자칫 자신의 편견을 고수하는 게 될 수도 있다. 자신에게 집중한다는 명분으로 타인의 조언을 듣지 않고, 기존에 형성된 행동이나 사고의 프레임 속에 갇혀 있다면 지금과 같은 시대에 승리를 이어 나가기 힘들다. 그래서 우리는 ‘편견의 항아리’를 깨고, 모든 것이 융화되고 뒤섞이는 ‘융합의 항아리(멜팅팟·melting pot)’가 돼야 한다.

서한시대 정치가였던 가의는 황제의 측근에서 황제의 눈을 어지럽히는 무리를 늘 주시하고 있었다. 가의는 그들의 죄상을 어떻게든 황제에게 알리고 싶었으나 그것 또한 황제에게 죄를 짓는 것이 아닐까 걱정스러웠다. 그는 고민 끝에 한 가지 비유를 생각해내고 황제에게 이렇게 말했다. “전하, 쥐 한 마리가 한밤중에 부엌에서 음식을 훔쳐 먹다 주인에게 들키자 항아리로 숨어 버렸습니다. 주인은 쥐를 때려잡고 싶었지만 항아리가 깨질 것 같아 어찌해야 할지 몰랐습니다.”

황제가 말을 받았다. “쥐를 잡으려면 항아리를 깨는 게 당연한 것 아닌가.” 그러자 가의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했다. “지금 폐하의 주위에는 많은 잘못을 저지르는 자들이 있지만, 아무도 감히 잘못을 지적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말을 들은 황제는 가의가 전하고자 하는 말이 무슨 의미인지 알아차렸다.

쥐를 잡기 위해서 항아리를 깨야 하듯, 새로운 행동을 통해 성취를 이루기 위해선 반드시 잘못된 옛 습관을 깨뜨려야 한다. ‘파괴 없이 창조도 없다’는 말은 여기서 연유된다고 볼 수 있다.

원래 ‘멜팅팟’은 인종, 문화 등 여러 요소가 하나로 융합하고 동화되는 현상이나 장소를 뜻한다. 흔히 미국 사회를 가리켜 인종의 용광로, 즉 멜팅팟이라 부른다. 그런데 이는 자신의 편견을 깨고 새로운 전진을 하는 것에도 유용하다. 자신의 편견을 부수기 위해선 미처 생각하지 못하고 받아들이지 못한 여러 가지를 자신의 안에서 뒤섞어 변형시켜야 한다. 이를 통해 원래 나를 파괴하는 과정을 거칠 수 있다.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선 자신에게 집중해야 한다. 하지만 이는 또한 ‘새롭게 변화된 자신’을 만든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남훈 경제 경영 전문작가
#편견#멜팅팟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