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남훈의 ‘고전에서 배우는 투자’]<60>플랫폼과 개방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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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1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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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과 다른 사람도 받아들일 수 있는 열린 마음을 가져야 진정한 ‘관계의 플랫폼’이 될 수 있다.
자신과 다른 사람도 받아들일 수 있는 열린 마음을 가져야 진정한 ‘관계의 플랫폼’이 될 수 있다.
관계의 플랫폼이 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개방성이다. 하지만 사람들 대부분은 개방성을 머리로는 인정하지만 가슴으로 받아들이지 못하곤 한다. 진정한 플랫폼이 되기 위해선 개방성의 토대 위에서 다양한 사람이 참여할 수 있는 열린 공간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역사 속에서 이를 가장 잘 실천했던 사람 중의 한 명은 바로 ‘초한지’의 유방이다.

항우와의 싸움에 지친 유방이 진류 현이라는 고을에서 쉬어갈 때의 이야기다. 고향 사람인 역이기가 찾아왔지만 유방은 그를 쳐다보지도 않았다. 그저 비스듬히 드러누운 상태에서 하녀들에게 발을 씻기게 했다. 이를 본 역이기가 분을 참지 못해 버럭 소리를 지르자 유방은 곧바로 자세를 고치고 일어나 앉았다. “조금 전에는 제가 선생님을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이제 다시 예의를 갖추고 선생님을 뵈오니 저를 용서해주시고 진나라를 물리칠 방법을 알려주십시오.”

팽성을 함락시키기 위해 진군할 때 유방은 과거에 안면이 있던 숙손통(叔孫通)과 유학자들이 자신에게 온다는 소식을 들었다. 유방은 “그들은 꼴도 보기 싫다. 이곳에서 와서 쓸데없는 이야기를 하거든 당장 쫓아버려라”라고 말했다. 하지만 참모의 진언에 마음을 바꾼 유방은 숙손통을 만난 후 이렇게 말했다. “선생님을 뵌 지 수년이 흘렀습니다. 그간 잘 계셨습니까. 선생님 말씀에서 큰 교훈을 얻곤 했습니다. 오늘은 어떤 가르침을 주시겠습니까?”

이처럼 유방은 한없이 자신을 낮추며 상대의 말에 귀를 기울이려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이중적으로 행동하라거나 혹은 겉과 속마음을 달리 가지라는 말이 아니다. 비록 타인과 맞지 않는다 하더라도 언제든 그를 받아들 수 있고 그와 함께 일을 도모할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런 열린 마음을 가졌기에 유방은 역이기라는 든든한 참모를 얻을 수 있었고, 숙손통을 통해 피를 흘리지 않고도 팽성을 접수할 수 있었다. 당신이 ‘관계의 플랫폼’이 되는 순간 당신은 ‘개인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을 것이다.

이남훈 경제 경영 전문작가
#플랫폼#개방성#초한지#유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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