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남훈의 ‘고전에서 배우는 투자’]<59>관계의 플랫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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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1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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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의 플랫폼이 되고자 한다면 자신을 낮추고, 남들보다 뒤에 서며, 밑으로 내려가는 연습을 해야 한다.
관계의 플랫폼이 되고자 한다면 자신을 낮추고, 남들보다 뒤에 서며, 밑으로 내려가는 연습을 해야 한다.
최근 여러 기업에서 ‘플랫폼(platform)’ 전략이 중요한 화두가 되고 있다. 사전적 의미의 플랫폼은 ‘다양한 용도에 공통적으로 활용할 목적으로 설계된 유·무형의 구조물’이다.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컴퓨터 운영체제인 ‘윈도’와 애플사의 콘텐츠 유통체계인 ‘아이튠스’ 등이 대표적인 예다. 이런 구조물은 개별 상품과 서비스를 모두 자신에게 참여하게 함으로써 막대한 영향력과 수익을 올리고 있다. 즉, 플랫폼이란 모든 개별 상품과 서비스를 아우르고 판을 깔아주면서 그 뒷배경이 되는 ‘이면(裏面)의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도 이러한 ‘관계의 플랫폼’이 존재한다. ‘영웅’과 ‘카리스마’가 중요했던 과거에는 한 개인의 능력에 의존했다. 하지만 한 개인이 모든 것을 할 수 없고 집단지성이 중요해진 지금은 많은 사람을 참여시키고 그들이 각자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게끔 하는 관계의 플랫폼이 무엇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당신을 통해 많은 사람이 관계를 맺고 그 관계 속에서 새로운 일을 도모하기 시작한다. 그러면 이는 곧 당신의 능력과 영향력, 주도권 자체가 강해지는 걸 의미한다. 그렇다면 바로 당신이 ‘관계의 플랫폼’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노자(老子)는 ‘도덕경’에서 이렇게 말했다.

“강과 바다가 온갖 계곡 물의 왕이 될 수 있는 건 잘 낮추기 때문이다. 백성 위에 서고 싶으면 반드시 자신을 낮추는 말을 써야 하고, 백성들 앞에 서고 싶으면 반드시 자신을 뒤에 세워야 한다. 성인은 위에 있어도 백성이 부담스러워하지 않고 앞에 있어도 백성이 거추장스럽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서 온 천하가 즐겁게 밀어주고 싫증을 내지 않는다.”(도덕경 66장)

플랫폼 내부에 들어와 있는 개별 상품과 서비스는 자신끼리는 경쟁하지만 플랫폼 자체와 경쟁하지는 않는다. 플랫폼이 힘을 잃으면 결국 자신도 힘을 잃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관계의 플랫폼이 되기 위해서는 자신을 낮추고, 뒤에 서며, 밑으로 내려가는 연습을 해야 한다. 그럴 때 진정 관계의 주도권을 쥘 수 있고, 모든 이의 지지를 즐겁게 얻어낼 수 있다.

이남훈 경제 경영 전문작가
#플랫폼#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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