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신도시 라이프]짹짹짹… 졸졸졸… 군사도시에 부는 녹색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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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1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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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도시’로 알려진 경기 의정부시는 2000년대 들어 금오지구 등 택지개발과 미군기지 이전이 맞물려 ‘기회의 땅’으로 변신했다. 휴일을 맞아 가족 단위 나들이객들이 하천 변에 조성된 수변공원을 거닐고 있다. 경기 의정부시 제공
‘군사도시’로 알려진 경기 의정부시는 2000년대 들어 금오지구 등 택지개발과 미군기지 이전이 맞물려 ‘기회의 땅’으로 변신했다. 휴일을 맞아 가족 단위 나들이객들이 하천 변에 조성된 수변공원을 거닐고 있다. 경기 의정부시 제공
경기 의정부시는 6·25전쟁 직전인 1950년 당시만 해도 조용한 시골 읍이었다. 전쟁이 발발하자 중·동부 전선의 요충지로 평가받아 미1군단 사령부가 이곳에 세워졌다. 이후 8개 미군부대가 주둔하면서 ‘미군기지’ ‘군사도시’라는 꼬리표를 달았다. ‘군인 반, 민간인 반’이 어울려 살며 미군 기지를 중심으로 상권이 형성됐다. 하지만 대부분의 땅이 군사보호시설로 묶여 있고 ‘군부대 허가 없이는 화장실도 못 고친다’고 할 정도로 도시는 발전 동력을 갖지 못했다.

의정부 금오동 신곡동 용현동에 걸쳐 있는 금오지구는 2003년 입주가 시작된 의정부의 대표적인 주거지역이다. 13만 m²(약 39만 평) 규모로 9000여 가구에 3만여 명이 살고 있다. 의정부권에서 개발된 택지지구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의정부 일대 다른 택지개발지구와는 달리 경기 북부권 행정중심타운으로 만들기 위해 주거 행정 상업 기능의 조화에 중점을 뒀다.

금오지구는 2009년 반환된 미군 캠프 카일과 시어즈의 용지와 맞닿아 있다. 시는 이 캠프 용지를 행정 복합단지로 조성하고 있다. 여기에 주거 상업시설과 함께 공원 도서관 병원 대학이 생겨나고 광역 행정타운이 들어선다. 금오지구는 그 배후 주거지로 더욱 각광을 받고 있다.

주민들은 경제적 여건이 비슷한 공무원 회사원 전문직 종사자가 대부분이다. 주변에는 산책로 쉼터 공원 등 녹색공간이 새로 생겨나고 교육 기능을 갖춘 학교와 학원, 대형마트의 상권도 들어섰다.

그러나 금오지구는 서울과 연결되는 교통망이 미비하다는 점이 불편하다. 서울로 출퇴근하는 주민 상당수는 대중교통보다는 승용차를 이용한다. 경전철이 지난해 개통됐지만 아직 환승이 제대로 안 된다. 국철 의정부역과 연계되는 버스 노선도 여전히 부족하다. 주민들은 버스노선 증설과 지하철 7호선 연장 등을 원하고 있다.

금오지구처럼 ‘군사도시’ 의정부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미군기지(580만여 m²) 반환 계획이 구체화되면서 ‘기회의 땅’ ‘희망의 땅’으로 변하고 있는 것이다.

의정부의 또 다른 자산은 중랑천 부용천 백석천 회룡천 등 4개의 하천과 화강암 능선이 아름다운 수락산(해발 637m). 하천마다 산책로 체육공원 자연학습장이 잘 조성돼 가족 단위의 나들이객들로 늘 붐빈다. 중랑천은 하천 주변에 심긴 200만 그루의 수변식물이 생태공원의 역할까지 하고 있다. 도심을 가로지르는 회룡천은 징검다리와 자전거 도로, 터널식 분수 등이 있어 자전거를 이용해 서울 강북에 사는 시민들도 자주 찾는다.

수락산 등산코스는 4개 코스가 일반적인데 의정부시와 서울 노원구, 남양주시 별내면 등에 걸쳐 있다. 전철 1호선 망월사역에서 오르는 원도봉산(해발 739.5m)은 보문사 망월사와 같이 이름난 사찰이 많아 시민이 많이 찾는다. 최근에는 중랑천 부용천의 산책로를 엮은 ‘의정부 소풍길’(72km)이 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조영달 기자 dalsarang@donga.com
#수도권#신도시라이프#의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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