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신도시 라이프]산비탈따라 ‘나만의 개성’ 30채 옹기종기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1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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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산 전원주택-타운하우스

답답한 아파트를 떠나 실속형 전원주택이나 소형 타운하우스를 찾는 사람들이 부쩍 늘고 있다.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의 민마루 전원주택단지. 조영달 기자 dalsarang@donga.com
답답한 아파트를 떠나 실속형 전원주택이나 소형 타운하우스를 찾는 사람들이 부쩍 늘고 있다.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의 민마루 전원주택단지. 조영달 기자 dalsarang@donga.com
1990년대 조성된 일산 신도시(경기 고양시)는 분당(경기 성남시)과 함께 대표적인 신도시로 꼽힌다. 일산은 신도시 가운데서도 자연 친화적인 도시 이미지가 강하다. 호수공원과 정발산 공원 등은 일산을 쾌적한 신도시로 만든 대표적인 녹지공간이다. 하지만 짧은 기간에 많은 아파트를 짓다 보니 설계와 디자인의 독창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다.

이 같은 지적 때문인지 최근에는 일산 신도시 주변에 개성이 강한 실속형 전원주택이나 소형 타운하우스가 들어서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일산동구 풍동 백마 4, 5단지와 마주한 야트막한 산자락에는 그림처럼 예쁜 전원주택 30여 채가 옹기종기 모여 있다. 주민들은 이곳을 ‘민마루 전원주택 단지’라고 부른다.

이곳은 도시 변두리 자연녹지에 들어선 작은 전원주택촌이라 외지인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다. 얼핏 보면 순박한 시골 마을을 연상시키는 풍경이다. 이 마을의 가장 큰 매력은 자연친화적이라는 점. 주민들은 집을 지을 때 사람의 편리함보다 자연을 먼저 고려했다. 경사면과 땅의 형태에 따라 집을 배치했고 산의 흐름에 따라 공간을 나눴다. 유명 건축가가 심혈을 기울여 지은 집도 있고, 주인이 손수 벽돌을 하나하나 쌓아 올려 공들인 집도 있다. 건물구조나 자재, 색상 등 중복된 것이 하나도 없을 정도로 집집마다 독특한 개성을 갖고 있다.

이곳은 10여 년 전부터 집들이 하나둘 모여 생긴 마을. 도시의 아파트 생활을 하다 한적한 단독주택을 찾아 온 40∼60대의 예술가, 프리랜서 작가, 항공사 기장 등이 산다. 1년 전 백인천 전 야구감독이 이사 오면서 입소문이 나기도 했다.

집의 형태나 건축수준 등에 따라 가격도 천차만별이다. 보통 부지가 160∼230m²(50∼70평) 규모로 500만∼600만 원(3.3m² 기준)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백마역과 풍산역이 차로 3∼5분 거리지만 주변에 학교나 편의시설이 부족한 것이 흠이다.

풍동 J공인중개사는 “최근 부동산 침체로 팔거나 사려는 사람이 거의 없어 거래는 활발하지 않은 편”이라며 “하지만 고급 전원주택과 달리 실수요자를 위한 실속형 주택이라 가격 변화가 크지는 않다”고 했다.

민마루 전원주택 단지와 조금 떨어진 풍산역 인근에는 국내 최초로 분양한 소형평형의 타운하우스인 ‘와이하우스’ 8개 동 258채가 내년 4월 입주를 앞두고 있다. 이곳은 전용면적 기준 39∼59m² 규모로 일부 부유층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대형 타운하우스의 고정관념을 깼다. 고층 아파트와 획일적으로 구획해 분양한 단독택지에 지어진 단독주택들로 이뤄졌던 1기 신도시 주변에 다양한 형태의 주거공간들이 속속 들어서고 있는 것이다.

조영달 기자 dalsarang@donga.com
#일산 전원주택#타운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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