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신도시에선]낮엔 약초캐고…밤엔 별보고…

  • 입력 2000년 8월 9일 18시 56분


낮에는 탁 트인 들판에서 온갖 약초를 캐고 밤에는 천문대에서 하늘 저멀리 숨어 있는 은하수를 찾아본다. 멀리 산골짜기를 찾아야 가능한 이야기가 아니다. 일산 신도시에선 서울대와 연세대 등의 약초원과 천문대가 자리잡고 있어 언제라도 아이들과 함께 산교육을 받을 수 있다. 방학을 맞은 아이들과 함께 찾아보자.

▽약초원〓경기 고양시 일산구 설문동에 자리잡은 서울대 약초원은 9000여평의 부지에 500여종의 약초를 표본 재배하고 있다. 전국 최대 규모로 95년부터 문을 열었다. 매년 확장공사를 벌여 올해 말까지 모든 공사가 마무리된다. 험준한 산자락이 아니라 탁 트인 들판 곳곳에서 재배되는 약초를 바라보는 느낌도 색다르다. 처음 문을 열었을 때는 표본 약초를 관찰하기 위해 찾아오는 전국의 대학생들이 대부분이었으나 차츰 입소문을 통해 유치원생과 초등학생 등 ‘제2의 허준’을 꿈꾸는 어린이들의 발길이 잦아지고 있다.

약초원 원장 김영중 교수(약대 약학과)는 “국내에서 사용되는 500여종의 약초에 대해 표본조차 마련돼 있지 않아 이곳에 약초원을 개설했다”며 “요즘은 어린이들까지 관심을 갖게 돼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약초원의 인터넷 홈페이지(http://pharmacy.snu.ac.kr/plant)를 통해 누구든지 견학을 신청할 수 있다. 약 20∼30명 규모가 적당하며 보름 전에 신청해야 한다. 현장에서 약초를 직접 볼 수 있고 상주하고 있는 한건수 관리부장으로부터 약초의 특성과 이름 등에 대해 설명들을 수 있다.

자유로에서 일산 신도시로 진입해 계속 직진, 310번 국도에서 좌회전해 고양가구공단 제1진입로로 들어서면 된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는 3호선 원당역에서 마을버스를 타고 고봉동사무소에서 내려 10분 가량 걸어야 한다. 031―977―1521

▽천문대〓아파트 숲 속인 경기 고양시 일산구 일산동 중산마을 고봉산 자락에 있어 눈에 잘 띄지 않는다. 지름 60㎝, 길이 2m 규모의 반사망원경이 설치돼 있어 금성 목성 등 태양계 별들뿐만 아니라 달 표면의 크레이터(운석충돌 흔적)까지 관측할 수 있다. 신도시가 생기기 훨씬 이전인 80년에 문을 열었지만 아직 신도시 주민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지 않다.

이곳 역시 주로 대학생이나 대학원생의 연구용으로 사용되지만 일반인들도 미리 인터넷(http://obs.yonsei.ac.kr)으로 신청하면 밤하늘의 별들을 관측할 수 있다. 신도시가 들어서면서 밤거리가 밝아져 관측하기가 예전만 못하지만 반사망원경 덕분에 일반인들에게 충분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일산 신도시 중산마을 국민은행 연수원쪽으로 올라가다 보면 왼쪽에 자리잡고 있다. 031―975―3247

<일산〓이동영기자>argu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