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신도시에선]평촌 '벤처메카'로 뜬다

  • 입력 2000년 8월 2일 19시 24분


인터넷 3D 가상현실 솔루션 개발업체 ㈜네오이데아의 김종현사장(40)은 2월초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서울벤처밸리에서 경기 안양 평촌신도시로 회사를 옮겼다. 서울에서 평당 1000만원씩 주고 20평을 빌려 사용하다 안양시가 제공한 시청사 7층 소프트웨어지원센터 내에 입주한 것. 여기서 30평을 얻어 입주하는데 든 비용은 보증금 300만원에 월 사용료 15000원이 전부였다. 연간 임대료가 50분의 1로 줄어든 것.

평촌신도시가 새로운 벤처타운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밴처기업의 수에서 이미 분당신도시(130여개)를 앞질렀다.

▽어디에 얼마나 입주했나〓안양시청 앞 시민대로를 중심으로 들어선 업체가 34개. 이 곳을 축으로 관양동과 안양7동, 호계동 등 반경 1㎞ 이내에 7월말 기준으로 160개 업체가 밀집해 있다. 이 거리에는 10월 준공 예정인 금강벤처텔(50개), 내년 준공 예정인 올림포스빌딩(50개), 2002년 6월 준공 예정인 지식산업센터(50개) 등 대규모 벤처 관련 빌딩들이 잇따라 들어설 예정이다.

▽왜 평촌인가〓임대료는 물론 출퇴근 및 교통 여건이 분당보다 낫다. ㈜네오이데아 김사장은 “강남이나 분당과 비교해 초고속통신망 등 여건이 잘 구비돼 있으면서도 저렴한 임대비용과 교통 여건이 가장 큰 매력”이라고 말했다. 전철 1호선과 지하철 4호선이 통과하고 서울외곽순환도로 평촌IC와 제2경인고속도로 석수IC가 있어 수도권 남부지역은 물론 김포 국제공항과도 바로 연결된다. 또 안양대와 대림대, 안양과학대 등 3개 대학에 창업보육센터가 설치돼 있어 대학과의 연계 연구 및 기술지도를 받을 수 있는 것도 장점. 벤처기업인들은 무엇보다도 안양시의 적극적인 관심과 배려가 기업 활동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평촌 벤처들의 특징〓보통 소프트웨어보다는 생산과 연계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업체들이 상대적으로 많은 게 특징. 1일 인천 본사를 안양 만안벤처센터로 옮긴 전자파 안전규격 인증업체인 ㈜다소텍 황상열사장(67)은 “주요 거래업체들이 서울 구로동과 안산, 평택 등에 위치하고 있어 그 중심지인 안양으로 오게 됐다”고 말했다.

인덕원을 중심으로 관양동 등에는 최근 5년간 300여개의 전자 및 의료기기업체들이 몰려들어 전자타운이 형성돼 있어 벤처타운 성장의 밑거름이 되고 있다.

▽안양시의 지원〓서울과 분당이 자생적 벤처타운이라면 평촌은 만들어진 측면이 강하다. 기초 지자체로는 처음으로 지난해 ‘벤처기업 육성 조례’를 제정하고 이를 전담할 정책기획단을 운영해오고 있다. 시청사 7층을 비워 소프트웨어지원센터를 설치하고 농협 건물에 평촌IT벤처센터를 만드는 한편 구 만안구보건소를 만안벤처센터로 바꾸었다. 벤처기업 육성자금을 연리 4.5%로 5억원까지 지원하며 국내외 박람회 참가업체에는 별도 비용을 제공하기도 한다. 네오이데아의 김사장은 “최근 시로부터 연리 4.5%에 1억원을 융자받았으며 1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컴덱스’ 쇼 참가 비용으로 500만원도 지원받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평촌〓남경현기자>bibul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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