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신도시에선]분당 최고 일식집 2곳

  • 입력 2000년 6월 28일 19시 18분


분당 최고의 일식집은 어디일까?

성남시 분당에서 영업중인 일식집은 대략 20여곳. 어느 일식집이 최고인지는 가격대와 식도락가들의 판단기준에 따라 다르겠지만 독특한 개성을 풍기며 평범함을 거부하는 두 곳이 있다. 서현동 효자촌 아파트단지 건너편에 형성된 먹자촌 내에 불과 200여m를 사이에 두고 있는 ‘쯔루가메스시(사장 김원일·43)’와 ‘어선(사장 이남규·42)’.

두 곳은 또 음식과 고객, 인테리어 등에서 무척 대조적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다.

95년 문을 연 쯔루가메스시는 이곳을 한 번 다녀가지 않고는 분당에서 회맛을 안다고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유명한 횟집. 20평 남짓한 조그만 실내에 꾸민 것도 없지만 회를 좋아하는 사람들로 항상 초만원이다.

분당에 사는 전현직 총리와 장차관, 유명 연예인, 대기업 사장, 종합병원장 등이 주요 단골. 이 때문인지 가게 벽은 온통 ‘회맛에 반했다’는 유명 인사들의 친필로 가득하다.

이에 비해 어선은 개업한 지 6개월밖에 되지 않은 신참내기 일식집. 쯔루가메스시가 정통 일식을 고수한다면 어선은 최고급 수준의 편안함과 쾌적한 서비스를 자랑한다. 이 때문에 분당 일식당가에서는 최고의 가격을 받지만 주말은 물론 평일에도 100석의 좌석이 모두 차 예약 없이는 자리를 얻기 힘들 정도. 호텔급 수준의 내부 인테리어와 다양한 메뉴, 친절한 서비스로 편안한 상태에서 여유를 갖고 회맛을 즐길 수 있게 한 것이 비결로 꼽힌다. 일본의 유명 식당을 본뜬 인테리어 비용만 4억원이 들었다는 후문. 가족손님과 기업체 임원들, 조용한 분위기를 선호하는 고객들이 즐겨찾는다.

주인들의 경력 또한 서로 대조적이다. 쯔루가메스시의 주인 겸 주방장인 김씨는 가난한 집안 사정으로 다니던 고교를 그만두고 부산의 한 호텔 일식당에서 시작한 요리인생이 어느덧 24년째를 맞았다. 세계 3대 조리학교로 꼽히는 일본의‘아베노쓰지’에서 8년간 회요리에 대해 공부했으며 일식관련 책 10여권을 펴냈다. 밤늦은 시간에는 손님 테이블에 앉아 회를 먹는 요령과 회에 담긴 일화 등을 소개, 손님들이 회맛에 흠뻑 빠져들게 한다. 조리대학을 만들어 후학을 양성하는 게 꿈이다.

24년 동안 양복재단을 해온 경력을 갖고 있는 ‘어선’의 이씨는 서울 리베라호텔에서 10여년간 양복점을 경영하며 맺은 인맥이 두텁다.

그가 현재 일본에서 활약중인 유명 프로골퍼 김종덕씨의 캐디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아직 많지 않다. 이씨는 올해도 현해탄을 몇차례 오갔다. 올해 11년 경력의 골프실력은 아마추어대회에서 핸디 1, 2개로 공인받을 정도의 수준급. 자연스럽게 골퍼 손님들이 많은 게 또 하나의 특징이다.

<분당〓남경현기자>bibul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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