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돈먹는 하마’로 전락한 전주경륜장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2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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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전국체전에 맞춰 건립후 매년 학생사이클대회 개최가 전부
거액 관리비만 들어가 대책 시급

이용자가 거의 없는 전주 경륜장이 관리비만 매년 6000여만 원이나 들어 이전, 신축 등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전주시 제공
이용자가 거의 없는 전주 경륜장이 관리비만 매년 6000여만 원이나 들어 이전, 신축 등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전주시 제공
전북 전주시 효자동 전주경륜장이 거의 활용되지 못한 채 매년 거액의 관리비만 들어가는 애물단지로 전락해 가고 있다. 시의회에서도 이전을 포함한 새로운 활용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주경륜장은 전주대 옆 3만3000m² 부지에 자리하고 있으며 1991년 전국체전에 맞춰 41억 원을 들여 건립됐다. 건립 당시 관람석 2500석에 코스 길이 333m의 대규모 체육시설이었다. 그러나 전국체전이 끝난 뒤 전주시청 사이클팀 소속 선수 6명과 중고교 선수들의 전용 훈련장으로 쓰일 뿐이고, 행사는 매년 전국학생사이클대회가 4일 동안 열리는 게 전부다. 경륜장의 1일 평균 이용자는 23명으로 연 수입액이 570만 원이지만 관리비 등 지출액은 6000만 원이나 된다.

경륜장은 경주로를 비탈지게 만든 벨로드롬이라는 특수한 구조로 된 선수용 사이클 경기장으로 일반인들은 위험해서 사용하기 힘들다. 사이클 선수 전용훈련장으로 사용하거나 각종 사이클 대회를 적극 유치하는 수밖에 없다. 한 시의원은 “사후 활용 방안에 대해 고민하지 않고 수십억 원을 들여 덜컥 건물부터 지어놓고 사후 관리는 ‘나 몰라라’ 하는 전형적인 탁상행정의 표본”이라고 말했다.

경륜장은 지은 지 24년이나 되고 보수관리를 제때 하지 않아 안전등급이 C등급이다. 관람석 의자와 바닥이 갈라지고 스탠드 하부공간도 파손되거나 균열이 심각하다. 리모델링 비용만 77억 원 이상 들어갈 것으로 예상돼 투자 대비 효용성도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건립 당시에는 위치가 전주시 외곽이었지만 지금은 서부신시가지와 혁신도시의 중간에 자리해 도심 발전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되고 있다. 인근 주민들은 경륜장이 대학가에 있으면서도 높은 담장으로 둘러싸인 구조물 때문에 저녁이면 음산한 분위기가 감돈다고 말한다. 또 주변 지역이 자연녹지로 개발을 제한받아 재산권 행사와 생활에도 지장이 많다고 민원을 제기하고 있다.

전주시의회 이미숙 의원은 “경륜장을 이전해 돔 형태의 다목적 복합체육시설을 건립하거나 이전 부지를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한 용역을 시급히 실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승수 전주시장은 시의회 답변을 통해 “전주경륜장을 이전해 다목적 구장으로 건설하는 방안에 대해 공감한다”면서도 “2018년까지는 덕진종합경기장 대체시설 건립과 2017년 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준비, 2018년 전국체전 준비 등에 시 재정이 투입돼야 하기 때문에 당장 경륜장을 이전해 건설하기는 어려움이 있다”고 답변했다. 김 시장은 “경륜장 보수에 돈이 많이 들기 때문에 2018년 전국체전 사이클경기를 대전 월평사이클경기장과 전남 나주 사이클경기장 등 인접 지역 경기장을 활용하는 방안을 전북도와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시장은 또 “전주경륜장 주변 지역 슬럼화 문제는 5년마다 재검토하는 도시기본계획과 도시관리계획 정비 연도인 2017년도에 인구 변동 및 개발 여건 변화를 검토해 대책을 추진하겠다”고 답변했다.

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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