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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사회

[달라도 다함께/2부]<1>유럽연합, 이민자 통합 가이드라인 따라 맞춤지원

입력 2012-08-27 03:00업데이트 2013-05-07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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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국가별 다문화정책 모니터링… 예산 배분때 반영

《 유럽연합(EU)은 1990년대 후반부터 다문화 정책을 공동으로 논의하기 시작했다. 이민의 역사가 뿌리 깊어 불법 결혼과 노동착취, 난민과 망명 문제에 대해 오래전부터 관심을 기울였지만 이주민의 사회통합을 위해서는 더 많은 정보를 공유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느낀 결과다. ‘달라도 다 함께’ 2부에서는 외국인의 비율이 한국보다 2, 3배 높은 EU의 고민과 해법을 대통령직속 사회통합위원회와 함께 찾아본다. 품격 있는 다문화사회를 위해 애쓰는 국내 지방자치단체와 시민단체, 기업의 노력도 소개한다. 》
유럽사회기금은 외국 출신 청소년이 제대로 교육과 훈련을 받아 일자리를 갖도록 하는 정책을 중요시한다. 이를 위해 교육기관 지원에 중점을 두는 중이다. 출처: 유럽연합 홈ㅍ
수많은 민족이 모여 사는 유럽. 이민자에 대해 유럽인은 열린 마음을 갖고 있을까. 벨기에 브뤼셀에서 만난 롭 로젠부르크 EU 집행위원회 내무부 국제협력관의 말에서 힌트를 찾을 수 있었다.

“유럽의 국가들은 각각의 이민정책을 갖고 있다. 정책의 구체적 내용은 다를지 몰라도 공통점이 있다. 이민자와의 조화와 통합이 중요하다는 철학을 공유한다는 점이다.”

또 다른 직원은 덴마크 사례를 들려줬다. 덴마크가 2002년부터 시작한 ‘우리는 청소년 모두를 필요로 한다(We Need All Youngsters)’는 캠페인. 덴마크 이민자 출신 젊은이들이 제대로 교육을 받도록 돕는 데 초점을 맞췄다. 국가 발전을 위해서는 국적이나 인종을 구분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라 했다.

이 캠페인에 자원봉사자 900여 명이 참여했다. 매주 이민 청소년 1600여 명의 숙제를 도왔다. 정부도 팔을 걷고 나서서 지원했다. 그 결과 도움을 받은 청소년의 44%가 ‘훌륭한’ 성적을 거둔 것으로 집계됐다.

인도 출신의 이민자 아니사 이세 씨는 이 캠페인의 수혜자였다. 그는 현재 건강관리 업종에 종사한다. 그는 “교육기관에서 배운 내용과 평소 집에서 해왔던 일을 접목해 소질을 계발할 수 있었다. 끝내 꿈을 이룰 수 있어서 기쁘다”며 감격해했다.

이 사례를 들려준 직원은 “2010년 EU가 발간한 ‘정책 입안자와 실행자를 위한 통합에 관한 핸드북’에도 실렸다”고 전언했다. 이 핸드북은 EU가 이민정책에 대해 정보를 공유하고 우수한 점을 벤치마킹하라는 뜻에서 2004년부터 3년 주기로 발간한다. 일종의 ‘다문화정책 우수사례집’인 셈이다.

○ 이민자와의 조화와 통합 중시

이런 유럽이지만 최근에는 이민 문제가 새로운 사회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로젠부르크 국제협력관은 “15년 전쯤부터 이민자가 급증했다. 게다가 불법이민, 인신매매, 난민, 망명 문제까지 겹치고 있다. 이민 형태가 다양해지면서 처리 방안을 놓고 고민하는 국가가 많다”고 말했다.

EU는 1999년부터 공동 이민정책 방향에 대해 본격적으로 논의하기 시작했다. 이민정책이 중요한 문제로 부상한 만큼 EU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만들어져서다. EU 회원국 간에는 다른 회원국에서 온 외국인 노동자를 거부할 수 없다. 불법체류가 아닌 한 이민자는 모두 통합의 대상이라는 게 공통된 ‘철학’이다.

로젠부르크 국제협력관은 “EU는 각 나라의 이민정책에 대해 법적인 제재를 가할 순 없지만 정책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정책 평가 결과를 EU 예산 배분에 반영하는 일을 한다”고 말했다.

가령 스페인 평균 실업률이 20%인데 스페인 내 이민자의 실업률은 30%라면 이유를 함께 분석하는 식이다. 이를 토대로 이민자 교육이나 직업훈련에 예산을 더 지원한다. 그는 “처음 이민 온 세대는 빈곤에 빠지기 쉽다”며 “이민 1세대의 빈곤이 다음 세대에 전달되지 않게 교육과 직업 훈련에 투자하는 걸 우선순위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과 비교하면 얼마나 차이가 날까. 법무부에 따르면 2010년 한국 인구 중 외국인 비율은 2.5%. 같은 해 EU 소속 27개 회원국의 평균 외국인 비율은 6.5%였다. 이 6.5% 중 EU 국가 출신이 2.5%, 나머지 국가 출신이 4%인 걸 보면 다른 문화권에서 온 외국인이 훨씬 많은 걸 볼 수 있다. 전체 외국인 비율도 한국의 2.6배가 된다.

○ 이민자 사회 통합 위해 기본원칙 채택

EU 이민정책의 핵심은 통합이다. 이민자들이 현지인과 통합하지 않으면 사회의 안정도, 발전도 불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2004년 11월 채택된 ‘이민자 통합정책을 위한 공동의 기본원칙’은 통합의 이념을 잘 담았다. 총 11개 항목으로 구성된 이 원칙은 이민자, 정부, 지역주민 모두의 소통을 강조한다. 또한 통합을 위해 고용과 교육 분야에서의 차별을 강력히 반대한다.

마리아 로페스 EU 집행위원회 내무부 국제협력과 정책사무관은 “사회통합 문제는 빈곤과 연결돼 있어 특히 고용 분야에 신경을 쓴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이민자에게 희망을 주는 롤 모델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고 설명했다. 번듯한 직업을 가진 이민자가 많아질수록 다른 이민자의 빈곤 탈출에 자극제가 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EU는 2010년 세운 ‘유럽 2020 전략’에도 2020년까지 최소한 2000만 명이 가난에서 탈출하도록 돕겠다는 목표를 넣었다.

아직 가야 할 길은 멀다. 2010년을 기준으로 20∼64세 평균 고용률은 68.6%였다. 그러나 이민자들의 평균 고용률은 58.5%에 불과했다. 10.1%포인트나 차이가 난다.

목표를 달성하려면 사회의 일원인 이민자가 제대로 된 교육을 받고 일자리를 갖도록 해야 한다. EU는 ‘유럽사회기금(ESF)’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1957년부터 운영돼온 ESF는 경제발전이 더딘 지역에 비용을 지원하는 기금으로 특히 고용 지원에 중점을 두고 소외계층을 돕고 있다.

ESF는 유럽 2020 전략을 달성하기 위해 2007년부터 2013년까지 750억 유로를 쓰기로 했다. 이 중 약 1.5%는 이민자가 일자리를 갖도록 돕는 데 투입한다. 로페스 정책사무관은 “이민자 중에서도 실업자들이 일자리를 빨리 찾도록 집중 지원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브뤼셀=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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