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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사회

[달라도 다함께]다문화가족 상담 ‘다누리콜센터’ 개소 1년… 2만건 사연도 다채

입력 2012-06-28 03:00업데이트 2012-06-28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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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새댁 “밤샘 회식하는 남편 이해가 잘…”
시어머니 “베트남 며느리에 짜장면 설명 좀…”
“우리 며느리한테 짜장면을 사주고 싶은데 이 애가 짜장면이 뭔지를 모른다네. 설명 좀 해줘요.”

다누리콜센터에서 전화상담원으로 일하는 베트남 출신의 등터융 씨(31·여)는 최근 “베트남 출신 며느리가 짜장면이 어떤 음식인지를 몰라 안 먹으려고 한다”는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이 베트남 며느리에게 등 씨는 “밀로 만든 국수에 검은색 소스를 뿌린, 한국에서 아주 인기 있는 음식”이라며 “시어머니가 사주시는 음식이니 한 번 먹어보라”고 권유했다.

○ ‘문화적 차이로 인한 오해’ 대다수

포스코와 여성가족부가 결혼이민자들을 돕기 위해 문을 연 다누리콜센터가 20일로 개소 1주년을 맞았다. 베트남 중국 몽골 캄보디아 러시아 일본 태국 등 다양한 국적을 가진 12명의 결혼이민자 상담원은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전화로 정보 및 통역 서비스를 제공한다. 1년 동안 12명의 상담원이 받은 전화는 총 2만48건.

몽골 출신의 막살사이 온드라흐 씨(39·여)는 “바다가 없는 몽골에서는 생선을 다룰 일이 거의 없다”며 “생선을 손질할 줄 모른다는 말을 차마 하지 못하고, 안타까운 마음에 전화를 거는 몽골 출신 결혼이민자가 적지 않다”고 전했다. 중국 출신의 우순옥 씨(46·여)는 “‘남편이 회식만 하면 새벽에 들어오는데 이상하다’는 고민을 털어놓는 중국인 여성이 많다”며 “한국에서는 회식이 자주 있는 일이고 중국보다 상대적으로 늦게까지 술을 마신다고 설명해 준다”고 말했다. 사소한 문화적 차이가 최악의 경우는 가정불화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상담원들은 문화적 차이를 자세히 설명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한국인 남편 시어머니 등 가족의 전화도 많이 걸려온다. 1년 동안 결혼이민자 상담은 8603건, 한국인 가족 상담은 3677건이었다. 베트남 출신의 응웬티창 씨(26·여)는 “베트남 아내가 출산을 앞두고 있다며 산부인과 의사의 말을 통역해 달라던 사연이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 다누리콜센터는 다문화 한국 축소판

다양한 나라의 상담원이 모여 있다 보니 다누리콜센터는 한국 다문화사회의 축소판이다. 다른 습관과 문화로 인해 오해가 빚어지기도 하지만 대화로 이를 풀어나간다. 상담원들을 관리하는 유남진 선임은 “추위를 못 견디는 베트남 출신 상담원은 에어컨 바람도 싫어해 에어컨을 가동하는 게 문제가 되기도 했다”며 “에어컨 앞자리는 러시아 몽골 출신 상담원이 앉고 베트남 상담원은 멀리 떨어진 자리에 앉는 방식으로 해결했다”고 전했다. 또 종교 등의 이유로 술 고기를 먹지 않는 상담원도 있어 다누리콜센터의 회식 메뉴는 대부분 백반 종류다. 다누리콜센터의 전화번호는 1577-5432.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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