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 ‘지역사회 연계 봉사 과목’으로 주민과 함께 호흡한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5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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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탐방]현장수업 통해 지역 봉사활동 펼쳐… 벽화 그리기-포스터 제작 등 호평
지역 기업체 문제 해결에도 접목… 계절학기 활용한 해외 교육도 활발

인하대 조형예술학과 JEP 수강생과 봉사단체 인하랑 회원들이 인천 남구 학익동 호미마을을 찾았다. 이들은 호미마을 곳곳에서 벽화 그리기 봉사활동을 진행했다. 인하대 제공
인하대 조형예술학과 JEP 수강생과 봉사단체 인하랑 회원들이 인천 남구 학익동 호미마을을 찾았다. 이들은 호미마을 곳곳에서 벽화 그리기 봉사활동을 진행했다. 인하대 제공
지은 지 수십 년 된 주택들이 몰려 있는 인천 남구 학익동 호미마을. 지난달 말 인하대생들이 호미마을을 방문하면서 담벼락에는 꽃이 피었다. 인하대 조형예술학과와 교내 봉사동아리 학생들이 재능을 쏟아부어 동네 분위기를 확 바꿔 놓은 것이다. 이들은 인하대의 ‘지역사회 연계 봉사 과목(Joint Education Program·JEP)’을 수강하면서 현장에서 수업의 일환으로 봉사활동을 펼쳤다. 주민들은 “아름다운 꽃 벽화로 동네가 완전히 달라졌다”며 고마워했다.

인하대가 지역 주민과 호응하고 공감하는 새로운 형태의 수업 방식인 JEP를 통해 다양한 봉사를 하고 있다. ‘대학이 지역 사회는 물론이고 주민과 동행하는’ JEP는 시작된 지 3년밖에 안 됐지만 높은 호응을 받고 있다.

○ 봉사와 수업을 한 번에

올 1학기는 인천 동구 괭이부리말에서 봉사와 수업을 하고 있다. 인천에서 낙후된 마을로 꼽히는 괭이부리말을 찾아 학생 31명이 9개 팀을 이뤄 활동한다. 동네 소식지나 어린이 프로그램을 소개하는 포스터를 제작해 마을 사람들의 동참을 끌어내는 일도 하고 있다. 결과물은 학기가 끝나고 괭이부리말 ‘우리미술관’에 전시한다.

초등 3, 4학년생과 마을지도를 그리고 있는 우희수 씨(23·여·시각디자인학과 3학년)는 “책으로만 봤던 괭이부리말에서 주민과 학생들을 만나면서 대학이 지역사회에 봉사하는 기능도 할 수 있다는 것을 새삼 인식하게 됐다”고 말했다.

간호학과 학생들은 ‘여학생, 남학생 가정형 Wee 센터’와 ‘행복한 가정 Wee 센터’, ‘한국 도박문제관리 인천센터’, ‘연수구 중독관리 통합지원센터’ 등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우리를 뜻하는 영어 We와 교육의 Education, 감정의 Emotion의 첫 글자를 합친 Wee 센터는 학교 폭력과 부적응, 인터넷 중독같이 위기 상황에 노출된 학생을 상담하고 치유하는 곳이다. ‘남학생 Wee 센터’는 이 같은 위기에 처한 초등 남학생을 돕는 곳으로 올해 문을 열었다. 인하대생들은 ‘정신간호학 실습’ 강의에서 배운 지식을 활용해 ‘중독 예방교육 도우미’로 활동한다.

2015년 4과목 개설로 시작한 JEP는 올해 ‘이미지와 글쓰기’, ‘지역사회와 디자인’을 비롯한 6과목으로 늘었다. 수업에서 배운 것을 봉사활동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강의 3학점, 봉사 1학점 수업으로 한 학기에 30시간 이상 봉사한다. 사범대는 JEP 과정을 3학년 필수 과목으로 지정해 교원 양성 프로그램으로 삼고 있다.

○ 지역업체 애로사항 ‘문제 해결 프로젝트’

중소기업 같은 지역 기업체가 안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주는 ‘문제 해결 프로젝트(Problem Solving Project)’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인하대의 인재들이 출동해 지역 업체가 처한 문제를 풀 수 있는 방안이나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실제 풀어내기도 한다. 기업체가 현장에서 겪는 기술적 어려움 등을 풀 실마리를 달라고 인하대에 요청하면 해당 학과가 ‘문제 해결 과목’을 개설한 뒤 학생들로 팀을 꾸려 프로젝트를 수행한다. 학생과 전문가, 교수가 한 팀이 돼서 연구개발 프로젝트를 운영한다. 적극적인 산학협력 실천 사례다.

또 문제 해결 경진대회를 열어 애로사항이 많은 기술 과제를 해결해 내는 프로그램도 있다. 전공을 불문하고 다양한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다. ‘항공산업 융·복합 Problem Solving(문제 해결) 경진대회’에서는 지역의 항공부품업체 7곳이 전자부품 및 신소재 개발, 금형 제작 같은 과제를 제안하고 팀별로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팀마다 배정된 전문가가 기술 및 연구개발 코디네이터로 활동하면서 기업이 원하는 기술 개발 및 문제 해결에 힘을 쏟았다. 인하대는 다음 달 기업 문제 해결 창의학교(Creative School)를 열어 산학협력의 새로운 체계를 구축해 기업 지원에 나선다.

계절학기를 활용한 해외 지역연구 프로그램도 인기다. 해외에 파견해 집중교육을 통해 재학생의 국제적 역량을 키우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해외 대학 진학이나 취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5년 6개국으로 222명이 파견된 참가자도 크게 늘어 지난해 여름 계절학기 5개국 113명, 겨울 계절학기 5개국 235명이 각각 해당 나라의 대학으로 파견돼 교육을 받았다. 올여름 계절학기에는 5개국(8개 대학) 248명이 싱가포르 PSB대, 캐나다 리자이나대 등에서 교육을 받는다.

최순자 인하대 총장은 “JEP를 통해 학생들이 봉사활동에 적극 참여하면서 공동체 의식을 기르고, 타인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마음을 갖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문제해결 프로젝트도 인천의 대학으로서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한다며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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