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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이 싹트는 교실]올해 특성화고 전환 서울 6개 실업고

입력 2007-09-04 03:01업데이트 2009-09-26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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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전문가 될래요”
‘천덕꾸러기’로 취급받던 전문계(실업계) 고교가 특성화를 통해 ‘명품고’로 변신하고 있다. 2004년 10월 특성화고로 지정된 서울로봇고에서 3일 학생들이 로봇 제작 수업을 받고 있다. 김미옥 기자
《‘천덕꾸러기 학교에서 명품고로!’ 서울시교육청이 올해 6개 전문계(실업계) 고교를 특성화고로 전환한 결과 우수 학생이 몰리는 등 다들 기피하는 학교에서 선망의 대상으로 ‘변신’하고 있다. 우선 신입생의 수준이 확 달라졌다. 6개 학교의 신입생 내신 석차백분율을 분석한 결과 특성화 이전보다 평균 17.7%포인트나 높아져 중상위권 학생들의 진학이 부쩍 늘었다. 여기에 교육여건 개선을 위해 투자를 늘리고 특색 있는 교육과정을 개설하면서 학생들이 자신의 특기와 적성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희망이 싹트는 교실’로 만들어 가고 있다.》

▽특성화 뒤 성적 껑충=올해 첫 신입생을 뽑은 특성화고 가운데 성적이 가장 많이 오른 곳은 예일여자실업고에서 전환한 예일디자인고. 지난해 신입생의 내신이 평균 85.7%로 하위권 학생이 주를 이뤘으나 올해 신입생은 45.3%로 껑충 뛰었다. 중학교에서 한 반에 35명인 경우 30등 하던 아이들이 진학하던 학교에서 15등이 가는 학교로 바뀐 셈이다.

특성화고교의 2007학년도 신입생의 평균 내신 성적
특성화 이전 명칭특성화 이후 명칭2005년2006년2007년 (특성화)
예일여자실업고예일디자인고87.7%85.7%45.3%
세명컴퓨터고세명컴퓨터고85.5%83.5%55.0%
서초전자고서울전자고86.3%86.0%70.1%
덕수정보산업고덕수고50.9%41.5%28.5%
동구여자상업고동구여자상업고42.4%43.0%38.3%
해성여자상업고해성국제컨벤션고37.6%28.4%24.3%
내신은 석차백분율로 숫자가 작을수록 성적이 좋은 것임. 예를 들어 45.3%인 경우 100명 중 45.3등에 속한다는 의미.

세명컴퓨터고의 내신 평균이 83.5%에서 55.0%로 좋아진 것을 비롯해 △서울전자고 86.0%→70.1% △덕수고 41.5%→28.5% △동구여상 43.0%→38.3% △해성국제컨벤션고 28.4%→24.3%로 높아져 웬만한 인문계고 못지않은 성적이다.

▽특성화고 변신 노력 집중=예일디자인고는 우수 학생을 유치하기 위한 전략으로 유리창부터 5색 유리창으로 바꿨다.

이한주 교감은 “명색이 ‘디자인 스쿨’인데 칙칙한 이미지를 주어서는 곤란하다”며 “모든 유리창을 빨강 노랑 파랑 검정 흰색 빛이 도는 5색 유리창으로 바꿨더니 학교 설명회에 왔다가 반해 지원한 학생들도 꽤 된다”고 말했다.

올해 신입생들은 서울 경기지역 110개 중학교에서 우수한 인재가 모여들었다. 재단도 3년 동안 14억여 원을 들여 실습실 확충, 최신 기자재 도입 등을 통해 일류 학교로 바꾼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세명컴퓨터고는 특성화고 지정 이후 학과를 증설하고 교육과정을 다양하게 한 것이 성공의 비결이다. 컴퓨터 관련 산업체를 방문해 어떤 인력을 필요로 하는지 수요를 파악한 뒤 교육과정을 산업계 요구에 맞게 개편했다. 한 반 정원을 25명으로 낮추고 최신 컴퓨터를 들여놓았다. 원어민 영어캠프도 개설했다.

세명컴퓨터고는 학교를 알리기 위해 중학생 대상 정보능력 경진대회, 웹디자인 경진대회 등 컴퓨터 관련 다양한 대회를 개최하고 방학 때는 1주일간 학교체험 프로그램도 열었다.

1학년 김준철(17) 군은 “중학교 내신이 30%여서 인문계로 갈 수 있었지만 방학 때 학교체험 행사에 참석한 뒤 진학을 결정했다”며 “좋아하는 컴퓨터를 마음껏 공부할 수 있어 수업시간에 졸 틈이 없다”고 말했다.

임채봉 교무부장은 “특성화 이후 교사는 물론 학생들도 ‘하면 된다’는 자신감이 생겨 학교 전체가 생동감이 돈다”며 “앞으로 3년간 6억5000만 원을 들여 교육시설을 최신식으로 바꿀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성화’가 전문계 학교 변화의 계기=서울시교육청은 고사 위기에 처한 직업교육을 활성화하기 위해 전문계고를 특성화고로 적극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특성화 고교는 진로 목표가 같은 학생들이 모여 공부하기 때문에 학습 효과가 높고, 맞춤형 교육을 통해 졸업과 동시에 일자리를 얻을 수 있는 인력을 길러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공정택 교육감은 “공교육의 큰 축인 전문계고가 갈수록 위축돼 직업교육이 내실 있게 운영되지 않았다”며 “앞으로 산업 수요에 맞고 경쟁력 있는 교육과정을 갖춘 학교를 만들면 직업교육도 활성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용 기자 k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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