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복을 빕니다]정창섭 서울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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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2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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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와 추상미술 결합한 ‘닥의 화가’ 명성

한지와 추상미술을 결합한 ‘닥의 화가’ 정창섭 서울대 명예교수(사진)가 24일 오전 5시 반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4세.

1927년 충북 청주에서 태어난 고인은 서울대 회화과 1회 졸업생으로 한국 추상미술의 흐름으로 자리매김한 모노크롬 회화(단색화)를 이끌었던 주역 중 한 명이다. 1953년 제2회 국전에서 특선하면서 화단에 데뷔했고 서울대 교수를 지냈다.

그는 서구적 앵포르멜 회화를 거쳐 1970년대부터 한지의 소재인 닥을 물감의 대체물로 이용해 작가의 숨결과 체온이 담긴 독창적 작업을 펼쳐냈다. ‘닥’과 ‘묵고’ 연작은 물기를 머금은 닥 반죽을 캔버스 위에 올려놓고 화가의 손과 닥이 만나 발현되는 미묘한 종이 결을 드러낸 대표작이다. 단아한 색감과 한지 고유의 질감을 살린 그의 작품에는 물질과 마음, 전통과 현대, 동양과 서양이 하나로 융합된 정신세계의 깊이가 반영돼 있다. 1993년 국민훈장 목련장을 받았고 지난해 국립현대미술관에서 평생 화업을 조명하는 대규모 개인전이 열렸다.

유족으로 부인 양은희 씨와 아들 규엽(세종대 호텔경영학과 교수), 규인 씨(성바오로병원 정신과 과장) 등 2남이 있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발인은 26일 오전 9시. 02-3410-6915

고미석 기자 mskoh1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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