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 현장]한강변 일광욕장 “열긴 열었는데…”

입력 2004-07-26 18:35수정 2009-10-09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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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서울 한강시민공원 여의도지구 일광욕장(왼쪽)이 텅 비어있는 반면 프랑스 파리 센강변 일광욕장(오른쪽)은 시민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사진제공 서울시
토요일인 24일 오후 서울 한강시민공원 잠원지구, 서울의 낮 최고기온이 30.8도까지 올라간 이날, 공원 내 수영장은 방학을 맞은 어린이들로 초만원이었지만 인근의 일광욕장에는 아무도 없었다. 지나가던 인라이너들이 잠시 앉아 담배를 피우곤 모래에 비벼 끄고 가는 ‘재떨이’ 역할만 수행하고 있었다.

같은 시간 망원지구와 잠실지구도 상황은 마찬가지.

가장 규모가 큰 여의도지구의 경우 이날 모래조각 만드는 행사가 열려 구경꾼이 잠깐 몰리기는 했지만 일광욕을 하는 사람들은 오후 2시부터 2시간 동안 두세 명에 불과했다.

서울시가 1일부터 개장한 한강시민공원 일광욕장이 썰렁하다. 주머니가 가벼운 시민에게 도심에서 바닷가 분위기를 느끼게 해 준다는 의도는 좋았지만 설계 잘못과 홍보 부족 등으로 개장 한 달이 다 되도록 이용객이 드물다.

▽분위기가 안 난다=서울시가 조성한 일광욕장은 잠실 뚝섬 여의도 잠원 망원 이촌 6군데. 사업비는 4억3000만원 정도 들었다. 규모는 가장 큰 여의도가 450평이고 나머지는 270∼300평이다.

서울시는 작년 프랑스 파리시가 센강변에 조성한 일광욕장이 대히트를 친 것을 벤치마킹해 올해 일광욕장을 만들었다.

파리 센강변의 일광욕장은 퐁네프다리부터 슐리터널까지 3.8km 강변을 따라 이어진다. 그러나 한강변 일광욕장은 강변과 몇십m 떨어진 수영장 주변에 사각형으로 만들어져 어린이놀이터 같은 느낌이 든다.

우리의 경우 홍수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땅을 파고 모래를 넣어야 하므로 파리처럼 강변을 따라 이어지는 모래사장을 만들기는 어려웠다는 것이 서울시의 설명.

일리 있는 말이지만 어쨌든 일광욕할 분위기는 나지 않는 게 사실이다.

햇빛만 나면 아무데서나 웃통을 벗고 일광욕을 즐기는 서양인과는 달리 일광욕 문화가 없는 것도 일광욕장이 썰렁한 요인.

24일 잠원지구 수영장을 찾은 이주연씨(30·강남구 논현동)는 “일광욕을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수영장 이용객인데 이곳은 수영장과 멀찍이 떨어져 있고 중간에 주차장까지 있어 이용하기가 어색하다”고 말했다.

여의도와 뚝섬 잠실은 일광욕장이 수영장과 가까워 그나마 나은 편이다.

선베드나 파라솔 등도 부족하다. 선베드는 6곳에 총 27개가 있고 파라솔은 각각 10개씩 있다. 서울시는 이용시민이 많아지면 더 놓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강시민공원사업소 허도행 녹지과장은 “아직 홍보가 덜 돼서 이용하는 시민이 많지 않지만 다음달에 비치발리볼 대회 등 다양한 이벤트를 만들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용 방법=일광욕장에는 음식물을 가져올 수 없으며 애완동물을 데리고 들어올 수 없다. 간이샤워장이 있지만 모래를 씻어내는 정도로만 사용해야 하며 비누를 쓰면 안 된다. 8월 말까지 문을 열며 이용료는 없다. 개장 시간은 오전 7시부터 오후 7시까지.


채지영기자 yourca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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