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 현장]한탄강댐 찬반논란 5년… 한탄만 쌓인다

입력 2004-06-01 18:19수정 2009-10-09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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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이후 거의 매년 침수 피해를 본 경기 연천군과 파주시의 홍수 예방대책으로 정부가 99년부터 추진 중인 한탄강댐 건설을 놓고 지역 민심이 찢기고 있다. 댐 건설로 인해 영향을 받는 지역간에, 또 같은 지역이라도 주민간에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정부는 갈등 해결을 위해 2일부터 지속가능발전위원회를 통해 조정에 나서기로 했다.》

▽추진 현황=한탄강댐은 경기 연천군 연천읍 고문리∼포천시 창수면 신흥리를 잇는 길이 705m, 폭 85m 규모의 홍수조절용 댐이다. 저수용량은 3억1000만t으로 소양강댐의 10분의 1을 약간 넘는 수준.

99년 수해로 연천댐이 붕괴되는 바람에 임진강 유역에 홍수조절 기능이 사라져 한탄강댐 사업이 추진됐다.

그러나 예정지는 수압에 약한 현무암층이고 부근에 군부대의 포사격장이 위치해 안전에 문제가 있다는 반발을 사 왔다.

2일 시작되는 지속가능발전위 1차 조정회의는 8월까지 계속될 예정. 중간에라도 합의가 이뤄지면 건설 또는 백지화가 결정된다.

그러나 양측의 주장이 워낙 팽팽해 8월 이후 75명으로 구성된 위원회 본회의에 넘겨져 최종 방침이 정해질 가능성이 크다.

▽주민 피해=“보상을 노린다는 소리를 들을까봐 화장실도 못 고치고, 지붕이 새도 비닐로 가려놓고 살았어요.”

댐 건설에 찬성하는 한 주민의 말이다.

연천군 연천읍 고문리 일대에는 개 짖는 소리가 유독 시끄럽다. 개도 보상 대상이라 개를 사육하는 주민이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찬반 갈등으로 보상이 이뤄지지 않아 농민들은 상대적으로 손실만 보았다.

갈등이 심해지면서 재인폭포 인근의 음식점들은 행락철인 요즘에도 개점휴업 상태다.

김규배 연천군수는 “갈등을 빚는 것은 낙후지역임에도 불구하고 과도한 규제와 지원 미비로 지역발전이 더딘 탓도 크다”고 말했다.

▽불신 확산=주민들은 경조사에 서로 초대도 하지 않게 됐고, 토지주들은 실농 보상비를 받기 위해 임차 영농인에게 한 뼘의 땅도 임대해 주지 않는 등 삭막한 마을이 됐다.

찬성측 김준문씨(49)는 “국책사업이라 묵묵히 기다렸던 주민들만 수년간 피해를 보았다”며 “포사격장의 위험과 과도한 규제에 묶여 살아온 주민들에게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건설 반대를 내세우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또 홍순각씨(46)는 “반대했던 시민단체 인사가 군수 후보로 나서고, 국회의원에 당선도 돼 이 문제가 정치적으로 이용됐다”며 “주민의 처지를 살펴 조속히 결론을 내야 한다”고 말했다.

건설에 반대하는 백조현씨(61)는 “환경 파괴에다 인근에 있는 포사격장의 오발로 댐이 파괴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대다수 주민이 반대하는데 일부가 찬성한다고 해 갈등만 커졌다”고 주장했다.

반대운동을 이끌어온 이 지역 이철우 국회의원은 “댐 건설의 부당성을 충분히 설명해 왔고 입증도 됐다고 생각한다”며 “정부에서 토론을 통한 해결의 장을 마련했으니 결과를 기다려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동영기자 argus@donga.com


1일 한탄강댐 건설 예정지인 경기 연천군 연천읍 고문리 일대에 댐 건설에 찬성하거나 반대하는 주민들이 각각 내건 현수막이 찢어진 민심과 어수선한 분위기를 보여주고 있다.-이동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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